(※ 하이투자증권이 발간한 『90년대 중후반 금융위기가 생각나는 이유?』 제목의 보고서 중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보고서 전문은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인가 ?
유가 급락과 서방의 경제제재에 따른 러시아 경제 불안이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과 같은 사태 재연과 이머징 금융시장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음
루블화는 물론 주요 이머징 통화의 약세 폭이 확대되면서 JP Morgan 이머징 통화지수가 2000년 통계치 발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이머징 금융시장내 리스크를 반영중임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은 90년대 후반 러시아 모라토리움은 물론 아시아 금융위기 발생 당시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첫번째 유사점은 미국 경제 회복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 및 달러 기조 변화임
두번째는 미국과 Non-US간 경기 차별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며 세번째는 유가로 대변되는 원자재 시장 급락 현상임
반면에 현 러시아 경제 및 정치 상황은 과거 90년대 중후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정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차별성도 있음
■ 러시아 경제가 유가 충격을 견뎌낼 수 있을까 ?
현 러시아 경제 상황은 98년 모라토리움 당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 경상수지, 재정수지 및 외환보유액 모두 98년 당시에 비해서는 건전한 편이며 대외채무 부담 역시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님
표면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현 러시아 경제지표 만으로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고 속단 내리기도 어려움.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경제 펀더멘탈은 급격히 악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임
금융시장 불안도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 경제 펀더멘탈을 악화시킬 것임. 특히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국인 자금이 추가 이탈할 경우 러시아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축소될 수 있음. 11월말 현재 러시아 외환보유액은 4,189억달러로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하락 및 외환시장 개입 등의 영향으로 1년만에 약 970억달러 감소함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가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현대경제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사태 악화시 15년 러시아가 필요한 외환유동성은 약 4,432억 달러로 현 외환보유액을 상회하고 있음
■ 걱정되는 것은 러시아가 아닌 이머징 금융불안 확산 리스크
금융시장이 러시아 사태를 우려하는 배경에는 러시아 경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보다는 러시아 불안에서 비롯될 수 있는 전염효과이다.
러시아 경제의 불안에 따른 전염효과에 가장 크게 노출된 것은 아무래도 유로 등 유럽 경제일 것이다. 대러시아 수출 부진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와 더불어 유가 하락에 따른 각종 원자재 관련 프로젝트의 취소와 지연은 당연히 유럽권 금융기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최근 FT보도에 따르면 1조달러 규모의 원유 개발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밖에도 러시아 경제 상황 악화에 유럽권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 빌려준 대출 역시 부실에 노출될 수 있음은 가뜩이나 힘든 유럽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더욱이 푸틴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권의 압박에 타협하지 않고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전면전에 나설 경우 유럽 경기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질 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혹은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ECB가 내년초 실시할 양적완화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도 있다.
러시아 경제불안의 또 다른 전염효과는 위험자산 투자 회피, 즉 글로벌 자금의 脫이머징 현상 심화이다. 러시아 경제불안 확산시 일부 산유국은 물론 펀더멘탈이 취약한 이머징 국가의 연쇄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연준이 내년들면서 정책금리 인상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미국 양적완화로 풀려나간 막대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들이 급격히 이머징 혹은 위험자산에서 이탈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가격이 급락중이며 이머징 금융시장 역시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요약하면 유가 급락과 이에 따른 러시아 금융불안은 과거 90년 중후반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러시아 등 이머징 경제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펀더멘탈이 양호한 점 역시 사실이다. 따라서 90년대 후반과 같은 이머징 금융불안 확산 가능성은 아직은 낮아 보인다. 다만, 달러 강세, 미국 정책금리 인상과 이머징 펀더멘탈 약화라는 조합이 더욱더 가시화되고 있어 이머징 금융시장의 잠재적 금융불안 리스크가 커지는 동시에 상당기간 변동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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