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4

한국이 1997년 IMF와 맺은 구제금융 양해각서 내용


최근 그리스의 채무에 대한 채권단과의 협상 과정을 보면서 1997년 한국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시행할 구조개혁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던 상황과 비교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당시 한국은 국가부도를 어떻게든 피하기 위해 IMF에 다소 저자세로 대응했는데 그리스 정부는 나름대로 버티는 자세를 보인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상황과 현재 그리스의 상황은 다른 점이 많다. 우선 현재 그리스는 유럽연합 내 단일통화동맹인 유로존 회원으로 채권단이 주로 유로존 회원국들이며 그리스의 부도 및 위기는 유로존 자체의 존립에도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당시만 해도 작은 신흥국으로서 외환보유액이 거의 바닥이 났다는 점, 그리고 기업 부문 부채가 과도하다는 점, 대외적으로 약속한 자본시장 및 노동정책 개혁을 미루면서 신뢰를 잃었다는 점, 그리고 동아시아 외환위기의 여파를 받고 있었다는 점 등이 특징이었다.

당시 한국은 11월 후반 구제금융 신청을 하고 약 2주일간 협상을 벌인 끝에 아래와 같은 양해각서에 합의한 바 있다.

(서울=聯合) 金泳三대통령은 (1997년 12월) 2일오전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비상경제대책자문위원회 연석간담회와 국무회의를 잇따라 주재,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합의 내용을 논의하고 `국제통화기금 대기성 차관 협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심의.의결했다.

金대통령은 연석간담회에서 "IMF 정책권고는 단기적으로 우리 국민에게 많은 고통과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며 "IMF에서 요구하는 통화긴축, 흑자재정 그리고 금융개혁 등은 우리의 국제수지개선과 물가안정을 위해 필요하지만 당장 저성장과 고실업의 어려움을 함께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우리 경제의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과정"이라며 "이번 IMF 자금사용을 계기로 어떠한 시련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경제체질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모든 공직자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솔선수범해 줄 것"을 당부하고 "국민들이 걱정과 좌절감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새로운 도전의지와 단결심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金대통령은 연석간담회에 이어 국무회의를 주재, `국제통화기금 대기성 차관 협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심의. 의결했다.

 IMF와의 양해각서 주요내용

1. 거시경제정책

o 경제성장율 : 98년 3% 수준, 99년에 회복세로 돌아섬
o 물가상승율 : 98년 5%이내
o 경상수지적자 : 98년 및 99년 GDP의 1% 이내 2. 통화정책
o 현재의 금융시장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원화절하에 따른 물가에의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통화는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일시적으로 금리상승을 허용
o 탄력적인 환율제도를 계속 유지함

3. 재정정책

o 통화정책과의 조화 및 금융구조개혁에 따른 비용부담을 위하여 재정을 긴축적 으로 운용
o 금융구조개혁에 따른 부담을 稅收확대 또는 지출삭감으로 상쇄함으로써 균형 재정 또는 약간의 흑자재정 수준을 유지
o 세수확대를 위한 정책수단 검토 : 부가가치세 감면대상 축소, 조세감면 축소, 간접세.특소세.교통관련 세율인상 등 여러 수단의 취사선택 가능성을 검토

4. 금융개혁

가. 금융개혁법의 연내처리

o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한국은행법을 개정하고 물가안정에 목표를 두도록 함
o 모든 금융기관의 감독책임을 지는 통합금융감독기구를 설립하고 부실금융기관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독립적 권한 부여
o 聯結財務諸表 및 외부검사인에 의해 감사된 기업 재무제표 작성의무를 부여

나. 금융부문 구조조정 및 개혁조치

o 부실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및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금융기관 退出제도(폐쇄, 인수 및 합병)를 마련함 - 12.2 9개 종합금융회사에 대한 영업정지
o 부실채권 정리를 촉진함
o 국제기준(Basle 협약)에 부합하는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기준 마련
o 모든 은행이 Basle 협약의 기준을 총족하기 위한 연차개선계획 수립
o 금융기관 회계 및 공시제도 강화 - 대형금융기관의 회계감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회계법인이 감사토록 함
o 금융분야에의 진입허용일정을 앞당김 - 98년 중반기까지 외국금융기관(은행, 증권)의 국내 자회사 설립허용
o 금융기관 해외점포 감독강화 및 회생이 어려운 부실점포는 정리

5. 기타 부문

가. 무역자유화 조치

o WTO 협정시 약속한 일정에 따라 무역관련 보조금, 수입 제한승인제,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폐지하고 수입형식승인제의 투명성 제고

나. 자본자유화 일정의 단계적 추진

o 자본시장의 단계적 추가개방 - 97년도 중 외국인 주식취득 총 한도를 종목당 50%까지 확대하고 98년도 중 55%로 추가 확대
o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단계적으로 허용
o 일부분야를 제외하고 외국인 직접투자 제한분야의 추가 허용
o 상업차관 도입 자유화의 점진적 추진

다. 기업지배구조 및 민간기업 부문

o 국제기준에 의한 회계제도(계열기업군의 결합 재무재표 포함) 도입으로 기업 재무제표의 투명성을 제고함
o 정책금융의 단계적 축소(98년도 중)
o 개별 부실기업 구제를 위한 보조금 성격의 정부지원을 배제
o 직접금융시장의 발전 등 기업의 높은 부채비율을 축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
o 계열기업군의 상호지급 보증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연쇄도산의 위험을 축소

라.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

o 고용보험제도의 기능을 강화하여 인력재배치를 촉진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함

마. 정기적인 외환 및 금융정보 공개

o 외환보유고 구성, 선물환거래 내용, 금융기관 부실채권, 자본적합비율, 소유 구조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토록 함

바. 금융실명제의 기본골격 유지(필요할 경우 일부보완)

(서울=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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