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태 님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을 소개한다.)
Angus Deaton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지난해 쓴 위대한 탈출의 짧은 감상평을 다시 올림.
일단 까고 시작하자. 피케티의 책(21세기 자본)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후 한국의 얼치기 주류 경제학자들과 역시 만만치 않게 얼치기인 저널리스트들이 한 일이라고는 ‘피케티 까기’였다. 아무런 성찰도 없이. 마치 자신의 치부가 만천하에 공개되어 화들짝 놀란 듯 하다고 해야 하나. 암튼. Angus Deaton의 책 앞에 어색하게 붙어있는 자유경제원장의 ‘논쟁에 붙이다’ – 피케티 vs. 디턴’, 불평등을 논하다’도 딱 그짝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렇게 좋은 책을 번역해 놓고도 이상한 편집으로 책의 가치를 깍아내렸는지…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단 세상에 나온 책은 저자의 손을 떠난다고 하지만 ‘서평’을 쓰면서도 책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언제나 소위 ‘우파’쪽 학자들은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체제경쟁의 문제로 비화시킨다. 결론은 언제나 북쪽의 저치들보다 우리가 훨 낫지 않느냐이다. 술 자리에서의 깔때기 이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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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성장 혹은 진보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경제적 혹은 화폐적으로 성장은 1인당 GDP의 증가를 의미한다. 더 좋은 차, 더 넓은 집, 더 큰 TV 등등. 그렇지만 더 많은 재화를 소비하기 위해서 더 긴 시간 일해야하고, 더 나쁜 공기를 마셔야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성장일까? GDP는 과연 인간의 진보를 측정하기에 적당한 도구인가? 실제로 감옥을 짓고, 교도관을 배치하고 무기를 사고, 더러운 공기를 피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는 것도 GDP에 포함된다.
GDP 대신 인간의 복지(Welfare 혹은 Well-being)를 건강이나 수명으로 측정한다면? 의도된 誤讀이든 아니든 독자로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저자의 의도를 왜곡할 수도 있지만… Angus Deaton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기대수명과 소득의 관계, 키와 소득의 관계 등등을 자세하게 기술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그렇기에 소득이 늘어나면 기대수명도 늘어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주장하였을 것이다. 통계를 보더라도 소득이 늘어난다고 반드시 오래사는 것은 아니다. 위생관념과 그것의 전파, 의약품의 발달, 정부의 보건정책, 지식의 전파 등등이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GDP의 18%를 의료비에 지출하는 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건강 및 수명과 소득(이나 지출)은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경제성장은 소득 및 부의 불평등 개선과도 거리가 멀다.(피케티를 인용). 미국에서 하위 20%는 거의 소득이 늘지 않았으며(1970년대 이후) 경제성장으로 늘어난 소득의 대부분이 상위 1%, 그 중에서도 0.1%나 0.01%에 귀속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성장이란 참으로 허탈한 것이지 아니한가? (우리나라의 경우 동국대 김낙년 교수의 논문을 참조하면 미국의 처지와 다르지 않다.) 원인으로는 숙련지향적 기술발전, 세계화, 노조의 약화 등등.
사실 1장과 2장의 건강과 수명을 제외하면 여러 책들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이다. 잘 모아놓고 정리한 정도. 마지막 장은 읽지 않았으나 원조가 빈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여러 군데에서 들어본 이야기.
제목인 ‘위대한 탈출’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제목. 탈출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죽고 겨우 3명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위대한 탈출’이라는 제목은 결국 빈곤과 영양결핍, 조산, 질병에서 탈출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는 의미일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탈출하지 못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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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노벨상 수상자 선정 발표 보도자료 내용 중 일부다
Consumption, great and small
To design economic policy that promotes welfare and reduces poverty, we must first understand individual consumption choices. More than anyone else, Angus Deaton has enhanced this understanding. By linking detailed individual choices and aggregate outcomes, his research has helped transform the fields of microeconomics, macroeconomics, and development economics.
The work for which Deaton is now being honored revolves around three central questions:
How do consumers distribute their spending among different goods?
How much of society's income is spent and how much is saved?
How do we best measure and analyze welfare and poverty?
☞ 여기를 클릭하면 발표문 전문을 볼 수 있다
☞ 여기를 클릭하면 이 책과 관련된 저자의 강연 및 인터뷰 내용을 모아 놓은 프린스턴대학교 웹사이트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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