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0

(보고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정리와 중간 평가, 그리고 전망

(※ 마이너스 금리 정책 실시 현황과 그 효과에 대한 중간 평가 그리고 향후 전망 등을 잘 정리한 금융연구원 보고서 내용을 공유한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정보는 4월9일 본 블로그에 게시한 『마이너스 금리시대』라는 책 소개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중앙은행 마이너스 금리정책(NIR) 평가와 전망》

2014년 하반기부터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각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 그리고 일본은행이 순차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정책(Negative Interest Rates, 이하 “NIR”)을 도입하였다. 이들 국가들은 두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유로지역 주변국가(neighbouring countries)인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와 글로벌 기축통화(key currency) 국가인 유로지역, 일본 등이다. 본 연구에서는 각 그룹별 NIR 도입 배경, NIR이 작동하는 예상 파급경로 등을 살펴보고 관련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 유로지역 주변국은 유로지역과의 금리 격차 확대 방지 목적으로 NIR을 실시

스웨덴, 덴마크, 그리고 스위스 등 유로지역(Euro area) 주변국들은 경제적으로 유로지역과 밀접한 무역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 변동에 자국통화 가치가 크게 영향을 받는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징을 갖는다. 특히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안전자산 특성(스위스), 유로화 대비 고정환율제 특성(덴마크), 북유럽 경제강국 특성(스웨덴) 등에 주로 기인하여 급격한 외화유입(capital inflows)에 따른 자국통화 가치 상승을 빈번히 경험해 왔다.

이에 따라 유로지역 주변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를 꾸준히 낮추는 상황에서도 유로화 약세에 따른 자국통화 가치의 급속한 상승을 방지하기 위하여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한편 유로지역과의 금리 격차(interest rate differential)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금리정책을 운용하여 왔다. 유럽중앙은행이 ’14.6월에 중앙은행 예치금리(deposit facility)를 -0.10%로 제로금리 이하로 인하하자 스웨덴( ’14.7월), 덴마크( ’14.9월), 그리고 스위스( ’14.12월) 각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중앙은행 예치금리에 대해 NIR을 실시한 것도 적정 금리 격차를 유지해 자국으로의 과도한 외화유입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 글로벌 기축통화국은 양적완화정책(QE) 보완 목적으로 NIR을 실시

반면, 유럽중앙은행( ’14.6월)과 일본은행( ’16.1월)은 양적완화정책(Quantitative Easing, 이하 “QE”)을 보완(complement)하기 위하여 NIR을 도입하였다. 두 중앙은행이 QE와 NIR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도 QE 한계를 보완하는 정책수단으로 NIR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QE 관련 거래에는 매입주체로서 중앙은행과 매각주체로서 보험사, 펀드 등 비은행금융회사 등이 참여하고 이들 사이에 은행이 개입한다. QE거래가 초래하는 각 참가자의 대차대조표 변화를 살펴보면, 중앙은행은 국채매입으로 국채자산이 늘어난 만큼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금 부채가 늘어난다. 이는 중앙은행이 계좌가 없는 비은행금융회사에 국채매입 자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고 이들이 거래하는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동일 규모만큼 늘려주는 방식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이 늘어난 은행은 이들에 대한 예금을 동일 규모만큼 늘려주고, 비은행금융회사는 국채자산이 예금자산으로 바뀌는 포트폴리오 변화가 발생하면서 QE 관련 거래가 종료된다.

QE 관련 거래에서 중앙은행에 국채를 매도한 비은행금융회사 등이 매각자금을 예금으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 QE로 풀린 유동성은 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 중앙은행에 머무르는 현상이 지속된다. 유럽중앙은행의 경우 ’15.3월부터 기존 QE 규모를 대폭 확대한 자산매입프로그램(Asset Purchase Programme)을 통해 ’16.3월까지 매월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여 왔는데, 이 기간중 은행들의 지급준비금(평잔기준)은 2,253억 유로( ’15.3월)에서 5,565억 유로( ’16.3월)로 약 2.5배 증가하였다.

QE로 공급된 유동성이 은행 예금으로 집중되어 중앙은행 지급준비금만 늘어나게 되자 예금에 대한 인센티브(incentive)를 낮춤으로써 실물경제로의 자금 유입을 도모하기 위한 시도가 NIR을 도입한 중앙은행의 의도이다.

▶ 미 연준은 QE가 이미 종료되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NIR 시행 가능성은 낮음

미 연준도 NIR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는 하였으나 ’14.10월에 QE가 이미 종료되었기 때문에 QE를 보완할 목적으로 NIR을 도입할 유인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QE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주요 파급경로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시장에서의 포트폴리오 변경(portfolio re-balance channel)에 따른 파급효과이다. QE 관련 거래로 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국채잔액이 줄어들 경우 국채가격이 상승(국채금리 하락)한다. 이에 따라 주식 및 회사채 등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 주가 상승으로 가계의 부(wealth)는 증가하고, 회사채 발행금리 하락으로 기업의 자금조달비용(financing cost)이 감소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는 메커니즘이다.

하버드대 Feldstein(2016) 교수는 미 연준이 QE를 ’14.10월에 종료할 수 있었던 것은 QE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경의 파급효과가 충분히 발생하였기 때문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면, 2013년의 경우 주가가 30% 상승함에 따라 가계의 순자산(net worth)이 10조 달러 증가하였고 이에 기초한 소비지출 증가가 GDP 성장률 증가(12년 1.3% → 13년 2.5%)와 실업률 하락(12년 8.0% → 13년 6.7%)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경기상황도 미 연준이 금리 정상화 기조를 바꾸면서까지 추가적인 QE와 NIR을 실시할 만큼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전년동월대비기준)이 ’15년중 대부분 0.5% 수준에서 머물다가 지난 2월에는 1.3%까지 상승한 데다 실업률도 금융위기 이후 10% 수준에서 최근 4.9%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 NIR 파급경로는 크게 3단계로 예상됨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QE은 금융시장에서 만기별로 금리수준을 낮추는 가운데 실물경기를 일정 부분 회복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별로 비교할 경우, 미국과는 달리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시장이 발달한 유로지역에서는 QE에서 기대한 자본시장에서의 포트폴리오 변경에 따른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였다. 이것이 QE 시행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에서 실물경기 개선이 미흡한 이유이며, 또한 추가적으로 NIR을 실시하여 은행시스템에 머물고 있는 자금을 실물경제로 유도할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행 중심의 간접금융시장에서 NIR에 따른 금리경로는 크게 세 단계를 예상할 수 있다. 1단계는, 은행간 시장금리 등 단기시장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단계이다. 은행들이 초단기 여유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할 경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기금융시장에서 운용하려는 유인이 높아지게 되어 궁극적으로 단기시장금리가 중앙은행 마이너스 금리 수준으로까지 하락한다. 2단계는, 은행들이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예치금 포함)이 과다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예금 규모를 축소시키기 위해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인하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은행들이 단기시장금리 및 예금금리 마이너스 전환으로 자금조달비용이 하락할 경우 대출 금리를 낮추게 되고 궁극적으로 은행 대출이 늘어나면서 실물경제로 자금이 유입되는 단계이다.

▶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하기 어려움

NIR 파급경로 중 1단계는 예상대로 작동되었다. 예를 들면, 유로지역의 경우 1일물 은행간 거래금리(Euro Interbank Offered Rate)와 1개월 Euribor 등이 ’15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등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모든 국가의 단기시장금리는 마이너스 영역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2단계 및 3단계 파급경로는 쉽게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은행들은 민간의 현금 선호에 따른 예금인출로 저원가성 자금조달수단이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하여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실제로 NIR를 채택한 모든 국가에서 예금금리는 하락하였지만 여전히 양(+)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예금과 동일만기의 단기 대체 자금조달수단(maturity-matured alternative funding source)은 NIR에 따른 단기시장금리 마이너스 전환을 반영하여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예금의 경우 여전히 양(+)의 수준을 보임에 따라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조달 기회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부채부문에서의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하여 은행이 대출금리를 인상해 자산부문에서 마진(margin) 확보를 도모할 경우 예상과 달리 대출이 크게 확대되지 못할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 실제로 스위스의 경우, 중앙은행 마이너스 예치금리가 도입( ’14.12월, -0.25%)되고 그 폭이 확대( ’15.1월, -0.75%)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대출의 85%를 차지하는 모기지대출의 경우 적용금리(10년물)가 1.5%( ’15.1월)에서 2.1%( ’15.6월)까지 오히려 상승하는 등 NIR 도입시점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 NIR 정책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

NIR은 은행 중심 금융구조에서 QE를 보완하여 실물경제로의 자금유입 도모라는 정책목적으로 도입되었다. 대출금리 하락과 대출 증가라는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은행이 민간에게 부과하는 예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은행은 고객기반 잠식 우려 때문에 NIR 시행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예금자에게 완전히 전가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지급준비금(예치금 포함)에 적용되는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NIR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inflation target) 달성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할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될 수는 있으나 은행 등 금융산업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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