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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기사) 외국인의 주식 이탈과 채권 잔류를 보는 당국자들의 시선

(동료 기자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서울, 6월21일 (로이터) 장태민 기자 - 미국의 정책 변화 이후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얼마나 팔고 나갈 지가 큰 관심이다.
   외국인은 현재 주식시장에선 대규모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며 채권시장에선 그다지 현물을 팔고 있지 않다. 향후 진로에 대해선 쉽게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 당국자들도 모니터링 강도를 높였으나 비정통적 양적완화를 거둬들일 때 무슨 일이 날 지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다.
   우선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주식시장에선 최근 10영업일 동안 4조원대 중반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금감원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선 이달들어 1조원 정도의 순투자가 이뤄졌다.

  ▲ 외국인 한국 주식 대거 팔아치워..당국자들, 언제 소나기 그칠 지 가늠하기 어려워

  전날까지 주식시장의 외국인들은 10영업일 연속으로 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4조3778억원을 순매도했다.
  오늘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로 나오고 있어서 이들의 매도 공세가 언제 그칠 지 장담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자들 중엔 일단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면서 외국인 매도가 그치길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많다.
  금융 당국자들도 외인 매도가 어느 선에서 마무리될 지 자신하지 못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 상황에선 언제 이들의 매도가 그칠 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정도면 소나기가 그친다고 말하기가 어려워 일단 추이를 계속 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워 더 예측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가깝게는 2011년 미국 등급 하락시 많이 빠져나갔는데, 지금은 양적완화 축소 얘기가 나온 상황이어서 직접적으로 비교할 만한 사례를 찾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금은 위기라서 돈이 나간다기 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밝혔다.
  결국 얼마나 더 외국인이 빠져 나갈 지 모르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다. 당국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식의 얘기들을 내놓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는 "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신흥국의 자본유출로 이어져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필요시 즉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외국인 채권자금, 이달 들어 유출되기보다는 더 들어와

  주식과 달리 채권 쪽에선 본격적인 자본유출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6월에도 1조원의 순투자가 이뤄지는 등 채권 쪽은 주식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앙은행의 채권 매도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외국 중앙은행이 만기 7년 남은 국고10년 경과물 10-3호를 1천억원 이상 매도했다는 얘기가 긴장감을 키우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도 전체적으론 채권 현물 쪽에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이 태도를 바꿀 지 여부 등은 계속해서 긴장하면서 볼 수밖에 없다.
  한 금융시장 종사자는 "태국 중앙은행이 판 것으로 안다. 다만 이 매매가 교체 성격이 있어서 당장 자금유출로 해석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태국 중앙은행의 경우 다른 중앙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매매를 하는 곳이다. 또 각국 중앙은행에 따라 사정들이 다른 측면이 잇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아직 채권 쪽은 주식과 달리 큰 흐름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태국도 6월에 네트로는 들어왔다. 또 채권을 팔았다고 바로 나가는 게 아니라 듀레이션을 조정하거나 머니마켓 등에서 머물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이나 일부 펀드는 이런 시기를 싸게 살 기회로 삼기도 하는 것같다. 우선은 외국인들이 6월 채권만기 자금 등을 롤오버하고 추가로 더 사기도 했다. 어떻든 글로벌 상황이 이러하니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인 채권자금도 안심하기엔 '찝찝'..주식은 일단 소나기 그치기만 기다릴 뿐

  하지만 채권시장의 투자심리도 크게 다쳤으며 장기물, 크레딧물 등에 대한 불안감은 상당하다.
  외국인 역시 현재까지는 적극적으로 빠지나가지 않고 있지만 환율이나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변심할 수 있는 만큼 조심하는 양상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장기물과 크레딧물이 우려스럽다. 크레딧 쪽은 선물로 헤지를 하더라도 듀레이션만 헤지가 되지, 크레딧 스프레드는 헤지가 안되니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환율이 계속 오르면 외인 포지션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양방향으로 깨질 수 있는 상황에서 외인이 무작정 한국 채권을 붙들고 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쪽에선 그저 외국인 매도공세가 꺾이길 기다린다는 얘기들도 많다. 다만 당국 쪽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뭔가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들이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엿보인다.
  투신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외인 매도공세가 끝나길 기다리는 것 외에 무슨 수가 있겠느냐. 다만 당국 쪽에서도 뭔가 내놓을 수 있다고 하니 심리는 좀 개선될 수도 있을 것같다"고 밝혔다.

 (편집 박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