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줍잖은 생각을 가지고 겁도 없이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하루 평균 페이지뷰는 100회 내외를 기록했지만 실제 읽으시는 분은 하루 열 분 내외라고 알고 있었다. 뭐 대단한 내용이나 새로운 시각이 들어 있지는 않았지만 한 분이라도 더 방문해 주셨으면 하는 욕심도 솔직히 들었다. 그러던 것이 어제(6월22일)는 페이지뷰가 무려 300회를 넘었다. 사실은 페이스북에서 유명하신 이코노미스트 한 분이 필자의 블로그를 언급하신 것이 그 이유였다.
뭐 대단한 글을 써서 방문자가 늘었다면 분명 바람직하고 또 뿌듯한 느낌을 즐겨도 좋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어서 당혹스럽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사람 팔자 모르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또한 좋지 않은 일에 언급됨으로써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원치 않는 사이에 사회적 원성을 받게 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터넷 사용이 확산되면서 분명 뭔가 옳지 않은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좋게 보자면 이러한 파급력을 잘만 활용하면 개인이나 사회, 나아가 '우리 나라의 우수한 재능이 상승작용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양에서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는 표현이 있다. 누군가가 이룩해 놓은 성과물 덕분에 더 높은 단계의 지적 발견을 해 내는 경우를 일컫는 데 사용되는 표현이기도 하다. 저명한 아이작 뉴턴 경도 일찌기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살아오면서 많은 간접경험을 한 것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인성과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우수한 인성과 지적능력을 한 데 모아 더 큰 성과를 이룩해 내는데 활용하는 자세는 부족한 편이다. 내가 발견해 낸 것을 기꺼이 후배나 동료를 위해 제공하고 자신은 "shoulders of giants"를 내 주는 데 만족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비록 나는 누군가에게 어깨를 내놓을 정도의 높이를 확보하지 못해 아쉽지만, 좋은 글을 많이 소개하고 좋은 사람을 많이 연결시키는 데 힘을 보탤 기회가 온다면 힘을 아끼지 않으리라 다짐해 본다. 최근 며칠 사이에 정말 대단한 분들을 인터넷 공간에서 많이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내가 짜릿한 흥분을 맛본 것은 내 블로그 방문자가 늘어서가 아니라 이런 분들을 발견해 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