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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고평가? 엔화 저평가? 장기 추이로 본 진실

아베노믹스의 초기 효과 중 하나인 엔화의 급격한 절하 추세가 일단락되고 다시 절상 추세로 돌아서는가 싶더니 최근 엔화 가치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원화 가치는 주춤주춤 절상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은 수많은 경제지표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비교하는 기간에 따라 방향이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환율이 특정 시점에 고평가됐느냐 저평가됐느냐의 여부에 대한 논쟁은 사실 답이 없기 마련이다.

필자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실질실효환율지수 자료를 활용해 원화와 엔화의 지난 20년간 움직임을 각각의 20년 평균과 비교해 살펴보고 또 원화의 엔화 대비 가치 20년 평균과 비교해 원화 가치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 가지 지표가 있겠지만 필자는 별도로 한국과 일본의 1인당 GDP 및 연간 경상수지(GDP 대비 비율)도 살펴보았다. 각각의 그래프에 대한 설명은 사진 설명으로 첨부했다.

(원화와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지수 20년 평균 대비 고평가/저평가 수준 추이(%), 엔화 대비 원화 가치의 20년 평균 대비 고평가/저평가 수준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변동성을 줄이고 추이를 보기 위해 12개월 이동평균을 사용했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 가치는 20년 평균선을 기준으로 1997년 말까지 다소 고평가, 2004년 말까지 심한 저평가, 2008년 말까지 심한 고평가, 2012년 말까지 다소 저평가 기간을 거친 뒤 최근 소폭 고평가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엔화의 경우 역시 20년 평균선을 기준으로 대체로 2002년 후반까지 심한 고평가, 2011년 초까지 다소 저평가, 2012년 후반까지 약간 고평가 기간을 거친 뒤 최근 심한 저평가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역시 실질실효환율 20년 평균선을 기준으로 1996년 말까지 심한 저평가, 1997년 중 약간 고평가, 2004년까지 심한 저평가, 2008년 말까지 극심한 고평가, 2012년 말까지 저평가 기간을 거친 뒤 최근 심한 고평가 영역으로 접어들었다.

이 그래프를 볼 때 주의할 점은 어디까지나 20년 평균선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어떤 절대적 기준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상수지(GDP 대비 비율)와 1인당 GDP 변화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이 그래프를 보면 한국은 1994-1997년 기간 중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1998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9년부터는 2010년을 제외하고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일본보다 큰 규모를 기록했다(역시 GDP 대비 비율 기준). 일본은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2011년부터 급격히 흑자폭이 줄고 있다.

한편 한국의 1인당 GDP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1인당 GDP는 20년 기간 중 처음에는 소폭 하락하다가 최근 증가했지만 올해는 엔화 약세로 달러 기준으로 큰 폭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