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경제 둔화로 한국의 수출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물론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 등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큰 국가에게 호재가 될 리는 없다. 그러나 중국이 내수ㆍ수출간 균형성장을 도모하는 노력을 지속할 경우 일부 신흥국들은 오히려 혜택을 입을 수도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독립리서치 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보고서 『Which EMs will benefit from China’s rebalancing?』를 소개한다.)
▶ 중국 경제는 좀 더 지속가능한 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재균형 노력에 따라 향후 몇년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로 인해 모든 신흥국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재균형 정책에 따라 중국의 내수 소비가 증가하는 한편 세계 원자재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로 인해 혜택을 보는 국가도 있을 것이다.
▶ 중국 지도부는 기존의 투자 의존형 성장 노선에서 탈피해 소비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확정했다. 중국의 GDP 증가율은 2012-2013년 중 8%에 육박했으나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증가율이 올해왜 내년 7%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7%를 밑돌 것으로 당사는 전망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통해 평균 가계소득은 낮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민간소비 증가율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 중국의 민간소비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경우 일부 신흥국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중국의 연간 소비 규모는 현재 미국의 27% 선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2001년에 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최근 지표가 공개된 2012년 자료를 토대로 할 때 중국의 연간 민간소비 총액은 명목 기준 4000억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미국의 연간 소비 총액 증가분과 비슷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중국은 더 이상 값싼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데 집중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 자체가 이미 중요한 소비 시장이 되었으며 그 규모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한편 중국이 저임금에 기초한 생산 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감에 따라 아직 임금 경쟁력이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중국 대신 새로운 제조업 생산 기지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이 원자재 수요를 수반하는 투자 확대를 억제하게 됨에 따라 세계 원자재 가격이 약세 또는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악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신흥국들 가운데는 원자재 수입국이 제법 많다. 이들의 경우 교역조건 개선이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아시아와 동유럽 신흥국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 위 논의 내용을 모두 감안할 때 아시아의 제조업 기반 신흥국들 대부분, 특히 베트남, 한국, 그리고 태국이 중국의 재균형 노력으로부터 오히려 혜택을 입을 것이다. 동유럽 국가 대부분도 역시 혜택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중ㆍ남미, 중동 및 아프리카의 많은 원자재 수출국은 중국의 재균형 추진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