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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역: 미국의 선전, 유럽의 몸부림, 아시아의 약세 전환

세계 경제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들여다보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가운데 수출입 동향은 시대를 막론하고 아주 중요한 지표다. 아래의 두 그래프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수입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으로 세계 경제의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공유하기로 한다. 비전문가 입장에서 설명한 것이므로 그냥 참고만 하기 바라며 보다 전문적인 분석은 다른 각종 보고서를 참조하기 바란다. 각 그림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원자료는 WTO 홈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다.

(유럽의 중요성 - 이 그림은 수입액 기준 대륙별 비중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교 시점은 각각 2008년 2/4분기까지의 1년과 2014년 2/4분기까지의 1년이다. 그림에서 보듯 유럽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전 세계 수입액의 43%나 차지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및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등 잇따른 위기를 겪으면서 유럽 경제는 그 어느 지역보다 큰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최근 1년간 유럽이 세계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까지 줄어들었다. 아시아가 같은 기간 중 세계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서 34%까지 늘어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회복을 주도한 공로는 단연 아시아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유럽의 조속한 회복이 향후 세계 경제의 정상 궤도 복귀에 꼭 필요하다는 점도 알 수 있다. 한편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은 최근의 굳건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그림은 수입액의 비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세계 전체 수입액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북미지역이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선전, 유럽의 처절한 몸부림, 아시아가 심각 - 이 그림은 수입물량지수의 추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2007년 3/4분기~2008년 2/4분기의 1년 기간 평균을 100으로 환산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미국 등 북미 지역의 선전이다. 절대 수준을 보면 최근 지수는 그저 위기 이전보다 약간 상승한 것으로 아시아나 중남미와 비교하면 그리 높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이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다는 점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미의 회복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두 개 분기 상승세는 아주 인상적이다.

유럽 지역은 위기 이후 절대 수준으로는 가장 저조한 수입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그나마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다. 다만 그 회복세가 너무 약하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물론 유럽은 2008년 수준은 물론 2010년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의 그림에서 보듯 유럽은 세계 수입 수요의 절반 가까지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다. 유럽의 회복이 세계 무역 회복에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그림에서 보듯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위기 극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수출품 제조 가공용 수입이 많지만 아시아의 수입은 2009년이 가기 전에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따라서 세계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아시아의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추세를 보면 아시아의 수입물량이 두 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 부분은 크게 우려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