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세가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에서는 중국 정부 당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 여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어느 정도의 성장 둔화에 대해서는 이미 초기부터 이를 감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점도 조심스런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중국 경제가 단순한 성장 둔화에 그치지 않고 경착륙 단계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경착륙은 경제 성장이 예상하거나 평소 목격한 것 이상의 속도로, 그리고 갑자기 냉각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대대적으로 발생하고 대량실업과 대규모 기업 도산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세계 경제가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지난 1980년대 말 당시 세계 2대 경제국이던 일본의 경착륙과 이어 20년간 계속된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전체가 혼란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맞게 되더라도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논리가 성립한다. 아래 그림은 명목 달러 환율 기준 일본 및 중국의 세계 GDP 대비 비중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 그림에서 보듯 일본은 1980년대 말 현재 세계 GDP의 16% 이상을 차지했으며 1990년대 초 일시 회복됐을 때는 그 비중이 18%에 육박했다. 이후 장기 불황이 20년간 지속됐지만 세계 경제 전체는 큰 혼란을 겪지 않았으며 오히려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중국이 현재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선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맞더라도 그 자체가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한다. 그 뿐 아니라 당시 일본은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계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지만 현재 중국은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고 있어 세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수 있다.
한편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에 한국은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피해를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社는 이런 우려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원자재 수입에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치지만 중간재 및 완제품 수입과의 연관성은 21세기 들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의 수입 구조 변화로 인한 한국 등에 대한 피해는 이미 마무리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이 회사는 지적했다.
(※ 위 글은 로이터알파나우 서비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보고서를 기초로 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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