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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중국 경착륙 위험 말도 안돼, 기껏해야 성장 둔화 국면

(※ 미국 투자자문회사인 길드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社 보고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모두 비공식 번역이며 약간의 의역이 포함돼 있다.)

최근 세계 주식시장 조정이 지속되면서 각 언론은 이런 저런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임박한 금리 인상, 그리고 특히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 등이 주로 지목되고 있다. 샹하이종합주가지수가 6월 고점에서 급격히 하락하자 중국 당국은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좀처럼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알듯이 중국 주식시장은 선진국 시장과는 달리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 따라서 경제 상황에 별 큰 변화가 없어도 중국 주식시장은 요동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그런 사례도 많이 있었다. GDP 성장률과 샹하이 주가지수 움직임을 나타내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 중국 경제는 성장률 차이는 있지만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2001~2005년 사이 GDP 성장률이 무려 평균 10% 정도 됐는데도 주가지수는 여러 차례 하락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자면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이나 급등시에도 세계 주식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세계금융위기 등 필연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세계 주식시장과 중국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다. S&P500 지수와 샹하이종합주가지수의 1991년 이후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 지난 15년간 미국 주식시장은 계속 샹하이 주식시장을 웃도는 증가율을 보였다. 물론 위안화 절상 효과를 반영하면 양국 주식시장 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


오른쪽 끝의 타원형에서 보이는 현상은 양국 시장이 마침내 동조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봐야 하나? 그렇지 않다. 그럼 왜 중국 주식시장 하락이 이번에는 세계 주식시장에 이처럼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그것은 이번 중국 주식시장 하락에 대해 여기저기서 중국 경제의 붕괴를 이유로 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그동안 여러 차례 경고가 나온 것처럼 중국 경제가 드디어 "경착륙"을 맞이하게 됐으며 그에 따라 중국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주식시장과 경제 펀더멘털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례로 지난 주 한 때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하자 언론에서는 그것이 중국 제조업 PMI 실적이 부진하게 나온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지표는 소매판매나 서비스업은 제외한 것이다. 아래 그림은 중국(흰색)과 미국(녹색) 제조업 PMI의 10년간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미쳤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붕괴라는 표현을 쓸만한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PMI 지수는 사실 지난 4년 내내 보여 온 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당사가 주시하고 있는 다른 중국 관련 지표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사의 중국 관련 견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의 경제 성장은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둔화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중국 경제는 선진국 수요 부진의 영향을 입고 있으며 이는 다른 신흥국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자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며 선진국 수요 부진 및 성장 부진 때문에 중국 수출이 부진하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다른 신흥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반면 선진국은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 이런 문제는 경기순환적 현상이다.

당사 자체 분석 결과 중국 경제는 공식 발표된 7% 성장에 미치지 않는 5% 정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이를 경기침체에 빗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2%를 갓 넘기는 수준 아닌가. 또한 이런 성장 둔화세는 중국 경제의 성숙기에 나타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

둘째, 중국이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위안화의 장기적 절상 추세에 비하면 그냥 찰나에 불과한 움직임이다. 평가절하라고 할 수도 없는 정도다. 차라리 절상 속도의 완만한 조정이라고 해야 맞다. 중국의 최근 유동성 공급도 특이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동성 부족 상황이 오면 세계 어느나라 중앙은행이라도 그런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일 뿐이다.

그럼 중국의 미래에 문제는 없나?

당연히 있다.

첫째, 시진핑 주석이 벌이고 있는 부패 척결 노력이 일부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아직 성공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며 이른 시일 내에 모종의 저항에 부딛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어떤 식의 저항이 나올 지 구체적으로 전망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저항이 강력하게 형성될 경우 자칫 중국 경제 성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고속 성장이 장기간 지속되는 과정에서 막대한 부채가 축적됐다. 부채의 상당 부분은 비공식적인 그림자금융 부문에 쌓여 있다. 당사는 당장 그림자금융 부문이 붕괴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부채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국의 관리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금융불안이나 국지적 금융위기 국면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위기 국면이 초래돼도 거시적으로 보면 중국인민은행이 그 여파를 수습할 여력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로 인한 궁극적 영향은 쉽게 예단할 수 없으며 세계 금융시장 투자 심리에는 분명 악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