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월 수출이 어떤 기준을 들이대더라도 좋게 봐 줄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달러 기준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18.5% 감소했으며 원화 기준 수출액도 10.1%나 감소했다. 물량(톤) 기준 수출도 5.3%나 감소했다. 조업일수 차이를 감안해 하루 평균 수출을 계산해 보아도 달러 기준 15% 가량, 물량 기준 1% 가량 감소했다. 심지어 산업부와 기획재정부도 모두 월초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당국에서는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기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와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몇몇 지역에서 공식적인 경제지표의 호전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실물 경제의 수요를 늘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증거다. 금리 인하는 차입 비용을 낮추는 것이고 양적완화는 금융권으로의 돈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결국 이런 정책은 돈이 금융권을 돌아다니면서 경제 지표의 개선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실제 경제주체들의 수요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대대적인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실물경제로 돈을 투입해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원자재 수출국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재정상황이 어려워졌다. 선진국은 고령화하는 인구를 떠받치고 대규모 실업을 막거나 실업자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지출을 맞추기에도 빠듯하다. 게다가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재정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어느 누구도 재정확대에 먼저 나서려 하지 않고 있다.
재정 건전성과 재정 정책에 관한 새로운 차원의 접근법을 세계 각국이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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