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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금통위 기자회견 취재기

어제 기준금리 동결 이후 이어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을 현장에서 보도하면서 갖게 된 생각은 "이 총재가 금통위원 4명의 동시 교체를 앞두고 본인도 정책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구나"하는 것이었다.

배경 자료나 기자회견 초반 발언 내용을 보면 이 총재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해외 경제와 관련해 중국 경제의 둔화 속도가 완화되고 있고 미국은 여전히 견고하고 유럽도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정리했다. 물론 일본은 아직 취약하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내수 현황과 심리 모두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질의 응답 시간에 이 총재의 발언은 "금리 인하 못할 것도 없다"는 투였다. 결국 타이밍의 문제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많이 완화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만 재정정책에서 새로운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 한 통화정책만 가지고 낼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발언은 보기에 따라서는 매파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부양책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이렇게 엇갈린 발언을 쏟아낸 것은 결국 자신과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무려 4명이 곧 교체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총재 자신도 당장 다음 달부터 금통위 내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향후 몇주일 사이 발표되는 국내외 경제지표가 뚜렷한 개선 추세를 나타내지 못할 경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 회의 결과와 의사록 내용에 따라서는 시장의 전망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딱히 이번 기자회견으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 4월 금통위 분석은 http://ultini.blog.me/220687659060 등을 참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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