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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미군 북폭설은 '설'에 불과하다고 판단 - 한화

(※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보고서 원제는 『미국의 대북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전략) 우리는 미군 북폭설이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않은 ‘설’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 먼저 미군이 시리아를 폭격했듯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라는 우려는 그저 우려일 뿐이다. 미군이 시리아 공군기지에 아무런 경고 없이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전 세계 여러 나라가 시리아의 여러 목표를 폭격해왔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시리아 반군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과 나토 회원국 및 아랍국가들도 2013년부터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반군에 대한 공습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은 현재 전쟁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군이 예고 없이 한밤중에 북한을 폭격할 상황이 아니다. 미국은 시쳇말로 ‘선빵’을 날리면서 전쟁을 개시하는 나라는 아니다.

또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려 한다면 1개 항공모함 전대를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핵무기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였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때도 수개월간 준비하여 대규모 병력을 파견했다. 이는 전쟁을 개시하자 마자 누가 봐도 승부가 결정났다고 판단하게 해서 개전 후 추가 변수의 발생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한국에 미국 민간인이 십만 명 이상 거주하고 있어 개전 초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미국이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몇 대의 전함만 갖고 전쟁을 개시할 계획을 세웠을 리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지만 결국 북한 경제를 붕괴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본다.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와 해상에 배치된 항공모함 전대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준비를 갖추고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도 이에 맞대응하는 과정에서 군비지출을 늘릴 수 밖에 없고, 군사적 압박이 장기화되면 군비지출로 북한 경제가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도 제재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북한은 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레이건이 소련과의 냉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집권 초기 군비경쟁을 촉발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그림1]에서 보듯이 레이건 대통령은 1983년 소련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우주 공간에서 요격하는 ‘전략적 방어계획(SDI)’을 발표하며 국방비를 대폭 증액했다.

소련은 당시 농업생산성 둔화로 경제성장에 제동에 걸려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미국에 대해 군사적 열위에 놓일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군비확충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경제가 군비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면서 소련은 1986년 레이건이 제안한 핵무기 감축 협정에 동의했고,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로 이어졌다.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에는 너무 큰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이 시리아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썼던 전략이 아니라 소련에 썼던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2]에서 보듯이 미국은 전세계 군사비 지출의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은 3%에 불과하다. 반면 북한의 군사비 지출은 GDP의 23%에 달해 군비 지출 확대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의 전략이 단기적인 군사작전이 아니라고 해서 금융시장에 호재는 아니다. 장기적인 압박전략이더라도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위험’은 수십 년간 한국 주식시장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이며, 최근 상황의 변화가 북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악재의 등장으로 볼 필요는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