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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트럼프가 저금리, 약달러 유도 위해 노력하는 이유

(※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제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 정책』)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을 것 같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0.5%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림1]에서 보듯이 이는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저금리를 지지’하고 ‘달러화 강세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이는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를 통해 미국경제의 저성장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1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온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지난해 4분기에 나타난 달러화 강세와 금리 상승 때문일 것이다. [그림2]에서 보면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 달러화의 강세와 금리의 상승이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수출을 약화시키고 수입을 늘려 GDP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금리상승은 내구재 소비와 주택 재융자를 줄여 소비를 위축시켰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 사이에 미국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강하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금리도 상승했다며, 그래서 “부분적으로 나의 탓”이라고 언급했다. [그림3]을 보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크게 좋아졌다.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기대지수는 IT버블이 팽창하던 2000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서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개선시키겠다고 내놓은 2가지 경제 공약, 즉 세금 인하와 인프라 투자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조세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공화당 하원 안은 나왔고, 백악관 안이 이번 주에 발표되면 의회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8월까지 조세체계를 개편하겠다고 하지만, 미국에서 법안이 제출돼 의회 토론과 표결을 거쳐 법이 통과될 때까지 보통 9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연내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 인프라 투자도 의회에서 법안을 만들어야 가능한데, 올해는 의회가 조세체계와 건강보험 체계를 개편해야 해서 빨라도 내년에야 의회가 인프라 투자 관련 법안을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인프라 투자가 실제로 실행되는 것은 2019년이 될 것이다.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만,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비는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 [그림3]을 보면 올해 들어 자동차 판매대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지난해 4분기 장기금리가 상승하며 나타난 결과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로 강세를 보이는 달러화 때문에 [그림4]에서 보듯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도 지난해 연말부터 확대되면서 미국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현재 상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들에게 헛된 희망만 안겨준 모양새다. 취임 100일에 맞춰서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업무 지지율이 40%로 1970년대 이후 대통령 중 가장 낮다. 이미 사람들이 실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부채한도에 걸려 연방정부가 쓸 수 있는 돈에 여유가 없고, 경제정책을 수행하기 필요한 법은 언제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언론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달러화의 강세를 막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의 대응이 미국의 GDP 성장률이 정상 궤도인 2%대에 복귀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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