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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 통계로 보는 한국 최저임금 OECD 최상위권

※ 어제 아침 송고된 칼럼이다. 분명 알려진 국제 지표로 본 한국의 최저임금은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에 든다. 그렇다고 반드시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최저임금에 대한 한국의 접근은 상당히 실험적인 것만은 틀림 없다.

(칼럼)-국제 통계로 보는 한국 최저임금 OECD 최상위권

(※ 이 칼럼은 저자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로이터) 유춘식 기자 - 최저임금이 2년 연속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용자 단체와 노동조합 단체 모두 비난 성명을 발표했으며, 김동연 경제 부총리도 이번 결정이 경제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안에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혀 왔다. 이후 최저임금은 취임 첫 해(2018년 시행) 16.4% 인상됐으며 둘째 해인 이번(2019년 시행)에 10.9% 인상됐다. 약속대로라면 내년(2020년 시행)에는 19.8% 인상돼야 한다.

올해 임금근로자 평균 임금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임금근로자 임금은 평균 3.4%씩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진 최근 5년 평균 상승률은 2.9%였다.

이렇게 높은 최저임금 인상은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을 이룬다. 즉, 소득이 낮은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높은 만큼 이들의 근로소득을 크게 높이면 소비지출도 늘고, 기업 매출이 증가해 고용이 느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현재까지 경제지표는 그런 선순환보다는 오히려 저부가가치 일자리 급감, 소규모 서비스업 이익 급감, 기업 투자심리 악화 등 악순환이 시작됐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뒤 첫 거래일인 16일 오전 편의점 운용사인 GS리테일007070.KS와 BGF리테일282330.KS 주가가 급락한 반면, 씨아이테크004920.KS, 한네트052600.KQ, 케이씨티089150.KQ, 케이씨에스115500.KQ 등 무인자동화기 사업 관련 주가는 급등했다.

▲ 통계로 보는 한국 최저임금: OECD 최상위권

국제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하려면 각국의 국내 임금 수준과의 상대적 비교치를 구한 뒤 이를 다시 국가별로 비교해봐야 한다. 이런 취지의 통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자료인 2016년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은 상위권에 속한다.

그런데 한국 최저임금은 2017년(시행 기준) 7.3%, 2018년 16.4%, 2019년 10.9% 각각 인상됐는데, 이는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서 한국의 위치는 최상위권으로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4가지 주요 비교 지표를 소개한다.

1. 상근직 임금 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 한국은 2016년 현재 이 비율이 50.4%로 OECD 회원국 중 자료가 있는 27개국 가운데 13위를 차지했으며 회원국 중간값 49.5%를 넘어섰다.


2. 상근직 임금 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 10년간(2016년까지) 변화: 한국은 11.5%포인트 상승해 회원국 가운데 라트비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비율 역시 이후 급격히 높아져 순위가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3. 1인당 GDP 대비 최저임금(1년 환산) 비율: 한국은 39.4%로 회원국 가운데 12위를 차지했으며 회원국 중간값 36.2%를 웃돌았다. 역시 2016년 기준 통계이므로 이후 한국의 순위는 크게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4. 근로 1시간 당 창출 GDP 가치 대비 최저임금 비율: 근로 1시간 당 창출 GDP 가치는 국제적으로 노동생산성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이 가치와 비교한 최저임금(시간당) 비율 면에서 한국은 회원국 가운데 7위를 차지했으며 회원국 중간값 10.6%를 크게 웃도는 15%를 기록했다. 이 자료 역시 2016년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