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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한국 연내 금리 인상 필요한 이유

(※ 금융연구원 보고서 내용 공유한다. 개인적으로 상당 부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완화정책을 되돌리지 않은 가운데 이번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와 금융위기와의 가장 큰 차이는 이번에는 금융기관이나 금융산업의 부실화 같은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완화 정책을 너무 오래 끌고 가면 가뜩이나 심각한 좀비 문제가 더욱더 심각해져 건전한 경제 주체 전체(미래 세대 포함)가 부담을 지는 꼴이 된다. 물론 거시적으로는 아래 지적한 부분들이 문제다.)

요약: 우리 경제는 이미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GDP수준을 회복한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두차례 금리인하와 기대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오히려 경기부양적인 수준이 되었음.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하반기 중에도 경기 개선세가 지속되어 올해 4.1%의 한국금융연구원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현실화된다면 경기 및 물가 여건과 기준금리 간의 괴리가 더욱 벌어져 물가불안과 금융불균형을 확대시킬 우려가 커짐. 또한 뒤늦게 여건 변화를 반영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경제에 주는 충격이 더 클 수 있음. 따라서 현재의 경기 개선세가 지속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기준금리의 점진적인 인상을 하반기 중 시작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경기 개선 정도에 맞게 질서있게 조절해 나갈 필요가 있음.

■ 올해 우리 경제는 백신접종 및 정책효과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반등함에 따라 예상보다 일찍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GDP 수준을 넘어섰고 하반기에도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임.
  • 2021년 1/4분기 GDP는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4/4분기 수준을 상회하였으며, 월별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2021년 3월 100.2로 기준치인 100을 상회하였음.
  • 신속한 백신의 개발과 보급, 주요국의 대규모 재정지출 등의 영향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한국금융연구원은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1%(기존전망치 2.9%)로 상향조정한 바 있음.
  • 올해 소비자물가도 기저효과와 경기 개선세를 반영하여 1.8%(기존전망치 0.8%) 상승할 전망임.
■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실질금리 기준으로 평가해보면 코로나19 위기 초기는 물론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도 더 경기부양적인 수준이 되었음.
  • 한국은행은 1.25%이던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위기 초기인 2020년 3월 및 5월에 두차례 인하한 후 지금까지 0.5%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 한국은행 기준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차감한 실질금리는 코로나19 위기 직전인 2019년 12월에 -0.45%(기대인플레이션율은 1.7%)였는데 2020년 5월에는 기준금리 인하로 -1.1%로 낮아졌음.
  • 올해 들어 경기 개선과 물가상승압력을 반영하여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함에 따라 2021년 5월 실질금리가 -1.7%까지 낮아져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월 이후 가장 완화적인 수준임.

■ 당장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에는 감염병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하반기 중 불확실성이 상당폭 줄어들고 경기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음.
  • 현재는 신흥국으로부터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백신 거부감으로 인한 백신 접종 지체 우려, 백신접종 양극화 등으로 현재의 경기 개선세가 지속될 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당장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음.
  • 하지만, 하반기 중 미국, 유럽연합 등의 백신 접종이 현재와 같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백신 효과가 확인될 경우, 백신 접종이 더 늦은 국가에서도 향후 백신 접종이 점차 확대되면서 미국 등의 경기 회복을 뒤쫓아 갈 수 있다(catch-up)는 기대로 경제심리가 개선될 수 있음.
  • 현재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 등에서의 공급측면의 병목현상이 더 빠른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병목현상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음.
  • 즉, ① 주당 300 달러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9월 중 중단될 예정이고, ②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감염 우려로 인한 노동시장 이탈이 줄어들고, ③ 학교 등교 정상화에 따라 자녀돌봄 부담도 줄어들어 노동공급이 확대될 수 있음.
  •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한 논의가 미국 정부의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이전에는 마무리되면서 재정정책 확대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가 커질 수 있음.
■ 향후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경우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수요확대로 물가가 불안해지고 자산시장을 자극하여 금융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으며, 뒤늦게 여건 변화를 반영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경제침체나 자산시장 경색이 나타나 충격이 더 클 수 있음.
  • 2021년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2.3%를 기록하였는데 세부적으로 국제유가 반등 등으로 상품가격이 3.7% 증가하였을 뿐 아니라 개인서비스 물가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공급뿐 아니고 수요측면에서도 완화적 정책의 영향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커지고 있음.
  •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2021년 1/4분기 가계신용이 소득 및 경제성장보다 높은 전년동기대비 9.5%의 증가세를 보인 배경에는 낮은 차입비용을 기반으로 부채를 확대하여 더 높은 수익을 노리도록 여건을 제공해준 초저금리가 자리잡고 있음.
  • 최근 급등한 주택가격이 향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기만 하더라도 앞으로의 주택매매거래에서 매도자의 종전 매입가격에 비해 매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현재의 주택가격이 높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하면 경제 전체의 가계부채 규모가 늘어나 부채위험이 확대될 수 있어 우려됨.
■ 현재의 전망대로 경기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초저금리로 인한 위험이 확대되지 않게 하반기 중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함으로써 경기 여건의 개선에 맞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음.
  • 과거 금융위기 사례에서는 민간이 부채문제를 정리할 때까지 정부와 중앙은행이 완화적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었지만 감염병 확산이라는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코로나19 위기는 예상보다 신속한 백신 개발 및 접종 등의 요인에 의해 금융위기와 달리 회복과정이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어 정책대응방식도 달라야 함.
  •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정치일정 등을 고려할 때 경기가 개선되어도 상당기간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자산시장 불균형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경제 여건과 일치시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필요함.
  •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문별로 회복속도에 불균형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정책대상을 한정하기 용이한 재정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정책은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맞게 완화 정도를 조절해 가는 정책조합이 바람직함.
  • 평균물가목표제를 채택한 미 연준은 향후 전망에 기반한 선제적 정책보다는 이미 확인된 경제지표에 기반한 신중한 정책수행을 약속하고 있지만 과거 금융위기 경험에 기반해서 도입한 제도가 감염병 위기 대응에는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명이 나서 현재 점도표(dot plot)에서 제시한 일정보다 서둘러 완화정책을 줄여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 미 연준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정책수단으로 활용한 만큼 양적완화 축소로 주택담보대출금리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며 통화정책의 방향전환이 시작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준금리만을 정책수단으로 하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만큼 양국의 통화정책 방향전환 시점은 다른 기준으로 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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