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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포퓰리즘 부상의 배경에는 분노보다는 우울감이 더 큰 요인

※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지난 10년 사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과 포퓰리즘 정치 행태가 만연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경우 '백인들의 분노' 등 중산-서민층 유권자들의 엘리트층에 대한 분노가 쌓여 벌어진 현상이라는 진단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립경제조사국(NBER) 연구진이 실제 투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분노'라는 감정만으로 포퓰리즘의 횡행을 설명하기 어려우며, 그보다는 오히려 '우울감'이 더 큰 요인인 듯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 방법과 자료 취급 요령 등, 이 보고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서 결론 부분만 간략히 소개한다. 보고서 전문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구할 수 있다.

분노와 억울함이라는 감정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부상을 부채질한다는 주장은 분명 일리가 있지만 정확히 맞는다고 하기는 어렵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분노 감정이 더 심했던 카운티들이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더 높았고, 이들 지역에서 트럼프 후보의 득표율은 4년 전 롬니 후보보다도 높았다. 
지난 2016년 대통령 예비 선거에서 분노 감정이 강했던 카운티들의 경우  좌ㆍ우파 모두 포퓰리스트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부정적인 감정과 삶의 만족도를 통제할 경우 분노 감정 자체가 포퓰리스트 후보들의 득표율을 높이는 통로로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여기에는 더 복잡하고 다면적인 불안감이 근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노 자체만으로는 포퓰리스트 후보들의 득표율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노가 다른 부정적인 정서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경험적으로나 개념적으로나 분노는 다른 감정들과 구별이 가능하다. 우리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화가 난다는 것과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 사이의 상관관계는 그리 높지 않다. 

예를 들어, 걱정이 많다고 꼭 화가 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화가 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아지는 것도 아니다.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 감정들은 투표 행동에 영향을 미칠 만한 특이점들을 드러낸다. 두려움, 수치심, 슬픔과는 대조적으로 분노는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향하는 경향이 있고, 따라서 그 특정 대상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분노가 포퓰리스트들의 득표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볼 가능성이 있었지만, 우리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우울감이 있는 지역에서 포퓰리스트 후보들이 더 강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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