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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미·중 반도체 경쟁: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되나 - 총정리 보고서

※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급속한 발전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각종 수출규제, 투자제재, 금융제재 등 제재를 가해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고 현재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을까,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공급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등 대체로 세 가지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들 질문에 집중한 25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현황과 전망』 이라는 이 보고서는 경쟁력 분석과 네트워크 분석 결과에 근거하여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 갈등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 형태와 미래를 전망하고, 반도체 패권 경쟁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주제에 관심있는 독자들은 맨 아래 링크를 통해 보고서 전문을 구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블로그에서는 주요 부분을 발췌해 공유한다.


미국의 대중제재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 지난 20여 년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상업적 분업을 기반으로 중국을 제조 허브로 만들었고, 향후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범용 반도체 생산에서는 현재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

- 2000년 이후 글로벌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의 점유율과 순위가 크게 상승했고, 특히 범용 반도체 공급망 내 중국의 지위가 공고함.
  • 20~45nm 프로세스 노드의 파운드리 전 세계 용량의 60%를 대만과 중국(27%)이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3~5년 내에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 50~180nm 공정 노드의 경우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용량의 30%를 차지하며,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5년 내에 35%까지 증가하고 10년 내에 48%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 
  • 향후 범용 반도체 또는 일명 ‘legacy tech’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될 수 있어 우리 기업들은 동 분야의 대중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
■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도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로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함.

- 중국을 능가하는 후공정 노드 제조 능력을 구축하려는 시도에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 투입이 필요하며, 더 높은 반도체 가격을 지불해야 함.

- 중국은 최대의 반도체 소비 국가이면서 생산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으로, 기업들은 클러스터링을 통한 공유혁신을 추진하고자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를 선호하는데, 다른 국가들은 중국에 비해 이런 장점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임.

- 인쇄회로기판 산업의 경우 생산의 90%가 아시아에서 이루어지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의 기술은 노후하고 비중도 축소됨.

- 팹에서 사용되는 물은 모든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에너지 집약적 정화공정을 거치는데, 민감한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전 및 전압이 매우 중요하며, 전기료는 팹 운영비용의 최대 30%를 차지함. 따라서 안정적이고 개선된 에너지 효율성으로 비용절감과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급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음.

- 팹 근로자는 반도체 인력의 약 38%를 차지하는바, 단기적인 공급망 재편을 위해 복합한 제조장비를 유지·관리하는 인력을 대거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음.



■ 따라서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과 동맹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공급망과 범용 기술에 기반을 둔 중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큼.

- Gina Raimondo 미 상무장관은 2030년까지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완료할 것이라고 한 바, 미국의 반도체 제조역량이 서서히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일본, 한국, 대만의 역할과 기능도 강화될 것임.
  • 그러나 미국은 방위산업 수요만으로는 고급 패키징 온쇼어링을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상업적 판매량이 없으면 품질, 비용, 인력 측면에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없음.
  • 또한 미국은 고급 패키징 기판(인쇄 회로 기판 기술 기반)에 대한 능력 부족 및 공급망 취약성이 존재함.
  • 로직 반도체에서도 미국은 첨단(10nm 미만) 칩을 생산하지 않는 반면 대만이 92%를 생산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반도체는 미국(19%), 중국(17%), 한국(27%)에서 생산, 반도체 제조에 있어서 대만과 한국의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어려운 상황임.
-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 주도하에 첨단반도체는 미국과 대만, 한국을 중심으로 기존 반도체 선도 기업들이 이끌어갈 것이고, 첨단 반도체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될 것임.

- 반면 중국은 범용 기술에 기반한 반도체 생산 허브 역할을 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임.

■ 미국의 대중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제재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이윤 감소, 첨단기술 개발에 필요한 재원 투입 감소로 결국 대미 기술 의존도 감소를 초래할 것임.

- 기업의 매출과 수익은 첨단 기술 개발 및 혁신, 발전의 원동력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감소는 기술개발에도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침.
  • 중국은 미국 반도체 수출의 약 26%, Qualcomm 매출의 67%, Micron 매출의 57%, Broadcom 매출의 49%를 차지(van Hezewijk 2019)
  • Applied Materials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로 인해 2023 회계연도에 약 15억~20억 달러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Applied Materials 2022).
  • Lam Research도 2023년 매출이 최대 25억 달러까지 급감할 수 있다고 예상(Reuters 2022)
  • KLA도 최대 9억 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Nikkei Asia 2022)
  • 중국 반도체 산업과의 교역 축소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며, 미국 상공회의소는 중국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제재를 가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국 반도체 판매가 ‘0’으로 급감해 연간 매출 830억 달러와 일자리 12만 4,000개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
  • 또한 연구개발(R&D)에 사용할 수 있는 수익은 향후 28년 동안 1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
- 중국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반도체 기업들 중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대미 기술의존도를 낮춰 미국의 대중제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장기적으로 추진하여 결국에는 대미 반도체 기술 의존도 약화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는 미국의 라이선스 결정에 휘둘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입을 가능성이 높음.

- 미국은 라이선스를 부여하더라도 언제든 중국에 대한 제재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비즈니스를 어렵게 하고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음.

- TSMC도 미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나, 미국의 제재는 로직 칩 생산(중국 첨단 용량의 10%에 불과)에 비해 메모리(중국 첨단 용량의 90%)에서 훨씬 강함.

- 메모리 팹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나 미국의 허가가 필요해 제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훨씬 큼.

- 미국은 중국 내 메모리 팹을 조기에 강하게 통제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칩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있으나, 향후 점진적으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바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

- 결국 첨단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외 지역에 신규공장 건설이 필요하고, 이는 미국을 비롯한 장비회사의 손실을 보존해주는 결과로 귀결될 것임.

- 또한 한국 반도체 기업의 해외 투자는 2005년을 기점으로 2020년까지 중국에 대한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는 기업 내 생산 공정의 분업화를 위한 투자이나 현시점에서는 제재 영향을 심각히 우려할 상황임.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의 미래와 시사점

■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은 끝나지 않을 전쟁으로 국내 반도체 생산역량을 늘리고 반도체 제조 허브 전략을 강화할 필요

- 미국은 첨단 반도체 제조를 삼성전자와 TSMC 등에 의존하면서 공급망 생태계를 조성하고, Intel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며,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백엔드칩 후공정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반도체 공급망 탄력성을 제고하고자 함.
  • 백엔드칩 후공정 분야는 기술적으로 덜 까다롭고 진입장벽도 낮으나, 중국이 이 분야에서 제조 능력과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
  • 따라서 미·중 상호간에 이러한 헤게모니를 이용한 분쟁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우리 정부와 기업은 이에 대비할 필요
  •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 투자한 반도체 제조공정을 ‘legacy tech’로 활용하고, 최첨단 반도체 생산은 결국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하도록 우리 정부의 적극적 협조와 지원이 필요
-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미래의 불확실성 제거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국내 반도체 생산역량 강화 및 반도체 기업 리쇼어링 지원책 강화로 반도체 제조 허브 전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음.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기업들의 생존 전쟁은 더 심화될 전망이며, 미국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등은 가변성이 커 우리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
  • 미국에서 새로운 팹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만, 한국, 싱가포르에서 동일한 팹을 건설하는 것보다 30%(평균 60억 달러), 중국보다는 최대 50% 더 높을 수 있음.
  • 미국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중국에서 잃은 시장을 어디서 확보하느냐가 관건임.
■ 미행정부의 반도체 지원 및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기술 개발로 장기적으로는 미국 반도체 산업(설계, 제조, 장비 등)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

- 미국기업들이 첨단기술을 개발하면 이 첨단기술은 정부에 의해서 보호되었고, 기술이 old technology가 되면 중국으로 이전, 중국은 기술 개발을 하지 않고 기술을 사오면 되는 상황이었으며, 미국기업은 그 과정에서 얻은 이윤으로 새로운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으나, 이제 이러한 이윤 생성과정이 크게 감소함.

- 미국기술을 이용한 반도체는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제한함에 따라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한국 기업들의 독자적 기술 개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결국 미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함.
  • 반도체 산업의 기술장벽과 높은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우려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시장 점유율이 감소할 전망
■ 미국의 더 강한 대중제재에 대비하고, 정부나 기업은 반도체 업종별로 De-coupling 분야와 De-risking 분야를 선정하여 보다 안정적이고 회복력이 강한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음.

-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기업들은 국제 노동 분업을 기반으로 현재 공급망보다 더 협력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로 발전시켜야 함.

■ 제재보다는 첨단 반도체 기술의 대중국 불법 유출과 기술 및 기타 전문인력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함.

- 미국은 동맹국과 협력하여 반도체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고, 원치 않는 기술 이전을 방지하는 동시에 수출 통제가 안보를 목적으로 제한되거나 광범위한 보호주의적 이니셔티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함.

- 산업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출 통제 목적을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음.



■ 보조금 지급에는 한계가 있고, 혁신 환경 개선에 집중해야 하며, 반도체 제조 능력을 키우는 것이 혁신의 기본임.

- 중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제조 능력 향상을 위한 꾸준한 기술 개발과 설비 확보 노력에 기인함.
  • 중국은 2007년 저렴한 노동력으로 애플사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역할을 했고, 애플이 생산한 전체 부가가치의 4%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18년에는 이 비율이 25% 이상으로 증가함(Wang 2023).
-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기술도용 방지조치 외에도 제조 혁신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함.
  • 이를 통해 자체 산업 내에서 혁신을 촉진하고 더 혁신적인 미래기술 개발이 가능하게 할 수 있어야 함.
  • 「Chips and Science Act」와 같은 미국의 보조금 정책으로는 반도체 제조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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