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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배터리 시장 중국 점유율 급등, 한국 점유율 하락 이유와 전망

※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기업 점유율 확대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 전문은 맨아래 링크를 통해 구할 수 있다.

《최근 상황》

▶ 최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산 삼원계 배터리의 탑재량 증가에 기인함. 
  • 2020년까지 10%대에 머물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2023년 현재 40%를 상회하고 있으며, 한때 유럽 시장의 70%를 장악했던 한국의 점유율은 57%, 일본의 점유율은 2% 수준으로 하락함. 
  • CATL, 파라시스 등의 중국기업이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 내 LFP 배터리(리튬 인산철을 사용한 양극재가 들어간 배터리)의 비중은 2023년 현재 3.5%로 매우 낮은 수준임. 
(출처: 연합뉴스)

▶ 유럽 내 중국기업의 실적 중 88%가 CATL의 비중이며, CATL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 배경에는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온 기업 내부적인 요인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공급과잉 및 내수시장 경쟁 심화라는 외부적 요인이 있음. 
  • CATL은 업스트림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R&D 투자 및 전구체 제조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삼원계 기술 수준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됨. 
  • 중국 배터리 산업의 공급과잉으로 기업들의 재고 압박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CATL은 재고 축소에 집중하고 있으며, 과열되는 중국 내수시장 경쟁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해외 판매를 추진하고 있음.

《전망》

■ 향후 중국기업들의 유럽 현지 생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유럽 시장에서 한·중 기업 간 경합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음. 
  •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유럽 현지 생산라인 가동이 2025년 이후 대거 예정되어 있으며, 한국기업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중국기업도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받고 현지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
  • CATL의 헝가리 공장 건설이 현지 주민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알려졌으나, 현재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관련 소재 업체들도 이미 헝가리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
  • 2030년 유럽 내 생산능력은 한국 856GWh, 중국 465GWh, 유럽 408GWh, 일본 130GWh, 테슬라 100GWh로 예측되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중국, 유럽 기업 간 경쟁이 예상됨.
  • 유럽 업체들이 이미 수율 등 기술적인 문제를 겪고 있고, 중국기업들도 해외 공장 운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우리 기업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음.
  • 다만 CATL의 경우 독일 튀링겐 공장의 생산을 시작하기 전부터 LG 등 한국기업들의 유럽 내 양산 과정 중 시행착오를 학습하였으며 인력관리, 대관업무, 고객관리, 공업용수 및 전력 관리 등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여러 사항들을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됨.
■ 향후 2~3년 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탑재가 확대되고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판매가 증가한다면, 중국 배터리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상승할 수 있음. 
  • 많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고자 2022년을 전후로 LFP 배터리 채용 계획을 밝혔으며, 신모델 개발기간을 고려하면 2024~25년에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본격 출시될 것으로 예상됨. 
  • 테슬라의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의 생산이 추진되는 것으로 보이며, 폭스바겐, BMW, 다임러, 스텔란티스 등 주요 유럽 기업도 LFP 탑재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임.
  •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임.
  • 다만 LFP의 치명적인 단점은 재활용의 경제성 부족이며, 향후 글로벌 리튬 가격이 하락할 경우 리사이클링을 강조하는 유럽 시장에서 LFP의 입지가 계속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임. 
《시사점》

■ ‘성능 중심’의 전기차 시장 트렌드가 최근 ‘가격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삼원계 배터리도 결국 가격이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함. 
- 현재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기술개발 방향이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향후 집중해야 할 부분은 가격과 안전성임.
◦ 중국기업이 하이니켈 등 프리미엄 배터리 분야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바, 우리 기업은 하이니켈을 포함한 다양한 세그먼트에 대해 최적화된 가격 및 설계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함.
- CATL 등 중국기업이 삼원계 분야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삼원계 양극재를 구성하는 수산화리튬 및 전구체의 제조 기술과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임. 
◦ 반면 우리나라는 삼원계 배터리 원가 구조에서 중요한 부분인 수산화리튬(84.4%)과 삼원계 전구체(97%)의 조달을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임. 
- 우리 기업들이 광물 확보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민간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업스트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자원 보유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 
- 또한 향후 배터리 리사이클링이 자원 확보의 중요한 수단이 될 전망이지만 아직 재활용 기준이 미비하고 소유권도 불분명한 상황으로, 정부 차원에서 사용 후 배터리 통합관리 체계 구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음. 
■ 향후 LFP 배터리로 대표되는 저가형 세그먼트와 하이니켈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중간 단계에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으며, 해당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배터리 설계 및 소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됨. 
- LFP 배터리의 기술적 장벽이 비교적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LFP의 핵심은 성능보다는 가격이며, 가격 측면에서 중국을 따라가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므로 저가형 배터리 분야에서 LFP보다 더 진보된 설계 및 소재 기술이 필요함. 
◦ IRA 법안에 의해 중국기업이 견제를 받는 상황을 활용하여 우리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LFP 배터리 분야에서도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겠으나, 중국에 대한 차별적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유럽 시장에서 LFP로 중국기업과 경쟁하기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됨. 
- 고전압 미드니켈, 코발트 프리, 망간리치, LMFP 등이 중간 단계의 솔루션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 난관이 존재하며, 중국도 해당 솔루션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개발의 진척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한·중 간 경합이 예상됨. 
◦ 중국 양극재 업체들은 이미 4.4V의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을 출시하였으며, 4.45V 제품도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됨.
* 다만 중국기업 대부분은 각형 배터리셀에 집중하고 있으며, 파우치형 대비 5~10% 정도의 에너지밀도 손실이 있을 수 있음.
◦ 중국 SVOLT37)가 2021년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상용화하였지만, 아직 검증이 필요한 단계로 보임.
■ 전고체, 리튬황 배터리, 음극 리튬메탈 등 차세대 배터리 및 소재 분야에서도 중국과의 경합이 예상되므로, 해당 분야의 기술 및 시장 선점을 위한 우리 기업과 정부의 지속적인 소통과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함. 
- 우리 기업은 중국기업들의 전략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여 새롭게 확장되는 다양한 시장에 대한 선제적·전략적 접근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 한국은 배터리 기술 및 시장 발전을 주도하는 주요국과의 다자간 논의(IPEF 등)를 통해 국제 표준·규범 협력을 강화하여 ‘게임의 룰’의 설정을 주도할 수 있음. 
- 또한 소재 기술개발의 경우 비용 부담이 크고 단기간 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가 업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음. 
◦ 차세대 기술 R&D에 대해서는 기업의 손익과 관계없이 제세 감면, 보조금 지급 등 과감한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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