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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 대신증권

※ 대신증권 보고서 내용

달러 강세 완화와 타국가 통화 약세의 개선. 특히, 원화가 아웃퍼폼 하는 모습

이번 주 외환 시장의 내러티브의 변화(달러 강세 완화와 타국가 통화 약세의 개선)는 11월 FOMC가 리드하고 미국 고용보고서가 모멘텀을 강화하는 형국을 보였다. 두 이벤트에서 공통적인 함의는 연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동결을 지속할 것이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실물경제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다. 

이는 미국 시장금리의 상승세에 브레이크를 거는 동시에 미국과 타국가 간 실물경제 괴리에 대한 우려를 한층 덜어주었다.

11월 1일 이후 3일간 미국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0bp, 33bp가까이 떨어졌으며 달러 인덱스는 1.5% 떨어지면서 지난 7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보였다. 달러 강세가 완화됨에 따라 다른 통화의 약세가 많이 완화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원화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원-달러 환율은 10월 31일 1,3532을 고점으로 NDF 시장에서 1,307원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 아웃퍼폼한 이유는 반도체 산업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도체 산업과 가장 관계가 높은 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그림5).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과하며 달러 추세가 변하는 변곡점은 아님

필자는 달러의 추가 강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추세가 변하는 변곡점이라고 판단하기 이르다고 본다. 따라서 4분기에도 상반기와 마찬가지의 박스권을 유지가 지속될 것이다. 금리와 달러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간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장기물의 상승세가 달러 강세에 영향을 줄었을까? (그림6)에서 9월과 10월을 비교해 볼 때 단기물은 큰 변화(연준에 대한 통화정책 기대 변화) 없이 기간프리미엄 영향으로 장기물 금리만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중 달러인덱스는 보합세를 보이며 0.5% 상승에 그쳤다. 특히, 독일과 미국 10년 물간 금리차가 37bp 추가 확대되었음에도 유로화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기간프리미엄 상승의 주요 원인이 미 재무부의 재정건전성 문제(국채의 수급불균형)로 오히려 달러의 약세 요인이기 때문에 금리차에 따른 영향이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기대로 금리가 올라갈 경우에만 금리 상승이 달러에 추가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달러 가치가 하락한 주요 이유는 시장에서 재차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졌기 때문이다(2024년 5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 10/31 26.4 % ⇒ 11/3 47.8%).

FOMC에서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장기금리 상승, 달러의 강세, 주가 하락에 따른 긴축된 금융환경이 향후 금리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금리 동결에 대한 조건으로 ①현재와 같은 금융환경이 지속되야 하며, ②장기금리가 연준의 통화정책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인해 올라 실물 경제가 둔화하는 경우 향후 통화정책 경로는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FOMC 이후 시장의 행보는 앞서 파월 연준의장이 말한 첫 번째 조건인 ‘현재와 같은 금융환경 지속’과 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11월 FOMC에서 연준의 매파적 동결 시도가 실패하면서 금융환경은 재차 완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자산시장의 반등과 함께 부의 효과로 경기가 회복탄력성을 보이고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따라서 앞으로 금융환경이 완화되는 강도에 따라 중앙은행의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져갈 것이다. 이는 달러의 추가적 약세를 막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타국 간 경기 차이는 크게 축소되기 힘듦. 달러 방향을 전환하지 못할 것

두 번째로 국가 간 경기 차이와 달러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겠다. 올해 2~3분기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주요 요인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중국, 유로존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었다. 4분기 들어 ISM, 고용 등 미국 실물경제 지표가 악화되면서 미국 경기는 둔화되는 반면,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는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존재한다.

필자도 4분기 미국 경기의 둔화를 예상하고 있으나, 10월 지표는 왜곡이 많기 때문에 조심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에 가장 영향을 주었던 10월 미국 고용 지표악화는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의 악화보다는 UAW 파업이 컸다고 볼 수 있으며 11월 재반등이 있을 것이다. 3분기 미국 기업 생산성과 단위노동비용 지표를 살펴보면 생산성은 올라간 반면, 노동비용은 떨어졌다. 노동비용대비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이 인력구조조정을 과하게 진행할 유인이 적은 상황이다.

파업으로 해고되었던 고용자들이 복귀 하지 못한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으나 협상이 조합원에 유리하게 진행(약 4년 6개월 동안 기본임금 25% 인상, 물가 조정 포함 30%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복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고용시장의 악화보다 협상에 따른 영향으로 임금 둔화가 정체될 가능성과 기업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

미국 경기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유로존 경기의 반등은 달러 인덱스의 하락속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4분기에도 유로존 경기는 타국가대비 아웃퍼폼하기 보다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2분기까지 유로존 전력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쳤을 뿐 고공행진을 지속하였으며, 독일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이후 유로존 천연가스는 10월에만 30%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뿐 만이 아니라 통화정책 영향으로 인해 대내 경기가 계숙 위축됨에 따라 유로존 종합 PMI는 10월 46.5p로 2020년 11월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하였다.

4분기 미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낙관론이 완화될 순 있겠지만 유로존에 대한 비관론은 심화될 것이다. 더불어 10월 유로화는 유로존내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크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가치가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다. 이는 달러의 변곡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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