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발표한 여러 단계 관세 인상 조치는 그 형식이나 폭, 그리고 계산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선거 유세 기간에도 대대적인 관세 인상 방침을 예고했으나, 많은 사람들은 이 정도가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럼 과연 미국 현지에서는 어떻게 예상했다는 말일까? 그리고 현지 예상보다 큰 관세 인상 발표는 앞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나 민주당 인사들, 그리고 주류 경제학자들과 투자은행 리서치 전문가들이 모두 이런 저런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스톤연방준비은행이 최근 발간한 설문조사 결과가 많은 시사점을 담고 있어서 얼른 축약 번역해 소개한다. 보스톤연은은 2024년 4분기 정기 설문조사 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트럼프 취임 이후 관세 인상 관련 설문 내용을 포함했다고 밝히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보고서를 발간한 것이다.
미국 중소기업들은 과연 트럼프가 관세를 얼마나 올릴 것으로 예상했을까? 그들은 관세를 인상하면 국내 물가가 얼마나, 언제쯤 오를 것으로 예상했을까? 여기서는 내용을 축약해 소개하고 보고서 전문을 볼 수 있는 링크를 맨 아래 공유한다.
《조사 개요》
- 직원 500인 이하 사업체 500-600개 기업 정책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 2024년 12월24-2025년 1월2일까지 실시, 444개 기업이 응답
- 이번 보고서는 설문 내용 중 관세 관련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분석한 내용
- 첫 번째 항목은 2025년 예상 관세율(전체 및 중국 제외로 구분, 관세율이 인상되리라는 것 전제)
- 그 다음 세 가지 관세율 인상 시나리오를 제시: 제품과 서비스 공히 10%의 관세 부과, 관세 25% 부과, 초기 관세 10% 부과 이후 인상 예상
- 이런 시나리오별 질문에 설문 대상 기업들은 향후 6개월, 1년, 및 2년 뒤 투입 비용과 판매 가격 예상 변화 답변
《조사 결과 분석》
- 조사 결과 응답 기업들은 모두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을 위시해 대부분의 미국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율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인상 뒤 관세율 예상에 어려움
- 평균적으로 응답 기업들은 중국 20%, 멕시코 15%, 캐나다 12%대 후반, 기타 아시아 국가 15%, 유럽 국가 14% 등으로 인상 후 관세율 예상
- 조사 시점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당시보다 관세율이 인상되리라고 봤으나, 응답 기업의 40%는 궁극적으로 대부분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율이 10%를 넘지 않으리라고 예상
- 특히, 20% 가까운 응답자는 관세율이 5% 이하로 설정되리라고 예상
《비용 상승 부담 여부》
- 설문 대상의 17%를 차지한 수입업자들의 경우 관세 시나리오에 따라 다른 반응
-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수입업자들(상품과 서비스 포함)은 여타 기업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동의
- 수입업자들은 시나리오에 관계 없이 관세 인상 뒤 바로 다음 해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이 관세 인상 설문 대상이 아닌 수입업자들보다 5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나
- 수입업 아닌 기업들의 경우 이런 차이가 없었음
- 수입업자들은 관세 인상 다음 해 비용이 1.5%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
- 수입업 아닌 기업들은 비용이 장기적으로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예상
-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아마 장기적으로 관세 인상으로 인한 국내 영업 환경이 개선되리라고 생각하는 듯
《수입업자들은 시차 두고 가격 상승 예상》
- 수입업자들이 상대적으로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 예상하면서도 가격 인상 조치는 2년 뒤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
- 비수입업자들은 관세 인상이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
- 대체로 수입업자들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가격 상승분 이상이 점진적이나마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
- 25% 관세 인상이나 10% 인상 뒤 불확실 시나리오의 경우 수입업자들은 10% 인상 시나리오보다 오히려 가격 인상 효과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아마 큰 폭 관세 인상은 경기 부진으로 이어져 소비 수요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기 때문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