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한 분기가 끝나면 다음 달 25일쯤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이것은 분기 중 마지막 한 달치 경제지표가 다 발표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앞 두 달치 지표를 바탕으로 하고 세 달째 지표는 추정하여 계산해 내는 것이다. 이후 약 1개월 반 쯤 지난 뒤 한국은행은 속보치에 대한 수정치를 발표하는데 이를 잠정치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4월 하순에 발표했고 이제 오는 7일 이에 대한 수정치를 발표하게 된다. 보통 한국은행의 속보치는 매우 정확한 편이어서 수정치 발표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한국은행 속보치 발표 이후 단 며칠 뒤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산업활동동향 자료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
즉, 한국은행은 1분기 중 국내총생산이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 모두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0.9% 성장했다고 발표했지만 통계청 자료는 이와 많이 다르게 나온 것이다. 통계청은 1분기 광공업생산, 전산업생산, 설비투자, 서비스업생산 등의 지표가 모두 전분기 대비 큰 폭 감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은행이 수정치를 발표할 때 성장률도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가 이렇게 두 기관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자체 뿐 아니라 증가/감소의 방향도 반대로 나오는 부분이 많아서 이번에는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한편 두 기관 관계자들은 이후에 공식, 비공식적으로 두 기관간의 통계 방식에 차이가 있으며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과거보다 대폭 하향조정될 가능성과 그렇게 될 경우 어떤 의미가 있나?
국내총생산(GDP)은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 정부소비, 수출입차, 재고증감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항목은 설비투자 내역이다. 즉 한국은행 속보치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로 지난 해 4분기 1.8% 감소했다가 올해 1분기에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4분기 0.8%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4.6% 감소했다. 두개 분기 모두 증가/감소의 방향도 반대고 그 폭도 차이가 크다. 양 기관 사이에 통계 방식이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해도 한국은행의 증가율이 조금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항목들이 크게 하향조정되지 않거나 일부 항목이 오히려 상향조정될 경우 전체 국내총생산 증가율 0.9%는 크게 변경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비교적 큰 폭으로 하향조정될 경우 시장에서는 조만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더라도 향후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해외 특히 미국과 중국 경제 회복세 내용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연초와 같은 압도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은 형성되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