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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각종 인플레이션 지표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사용하는 공식 인플레이션 지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동월비 상승률이다. 물가목표 설정시 과거에는 근원인플레이션율 즉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 전년동월비 상승률을 사용한 적도 있으나 현재는 CPI를 사용한다. 통상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차감한 것을 실질금리라고 한다. 이 논리에 따라 최근 CPI 상승률이 급속히 하락하는데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하되지 않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은 여기에 대해 현재 CPI 상승률 하락은 대부분 유가 급락이라는 공급측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 실질금리를 구할 때 인플레이션율을 정확히 어떻게 차감하느냐에 대해 논란의 여지는 있다. 금리는 현재를 기준으로 향후 1년간의 돈의 가치인 반면 CPI의 현재 상승률은 지난 1년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기준금리, CPI 상승률, 근원 CPI 상승률, 그리고 매달 한국은행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향후 1년간의 예상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으로 매기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다. 그림의 ①번 구간에서 기준금리는 3가지 인플레이션 지표보다 높게 유지되어 명백히 금리가 인플레이션보다 높게 유지됐다. 금융위기 직후부터 2011년 말까지인 ②번 구간에서 기준금리는 대체로 인플레이션 지표보다 낮게 유지됐다. 이 두 구간의 정책 여건을 감안하면 이는 이해할 만하다.

문제는 ③번 구간으로 2012년부터 현재까지다. 이 기간 중 기준금리는 CPI 및 근원 CPI 상승률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율보다는 낮게 유지된 것은 물론 추세를 보면 오히려 기대인플레이션율 변화 추이를 추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해 큰 관심을 갖는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