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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저성장 장기화 및 대비책 논의 총정리 - 국회예산정책처

(※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보고서 가운데 일부분을 소개한다.)



▣ 저성장의 장기화 가능성

가. 추세적 침체(Secular Stagnation)의 발생 가능성

현재의 세계경기 침체가 단순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성장잠재력 자체의 장기적 하락을 반영하는 것이며, 선진국들의 제로 금리로 인해 전통적인 통화정책의 효과역시 제한적이라는 주장이‘ 추세적 침체론’
○ ‘ 추세적 침체’라는 용어는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이후 하버드 대학의 Alvin Hansen이 처음  사용하였으며, 최근 미국 재무부장관을 역임한 Larry Summers가 2013년 IMF 포럼 연설에서 다시 도입한 이후 널리 쓰이기 시작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일시적 수요충격에 기인한 변화는 장기적 성장경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이러한 가정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 예컨대 총수요가 위축되어 실업이 지속되면 실업자의 직업능력이 감소하여 노동시장에서 점차 도태되고, 기업들 역시 오랫동안 실업상태에 있는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을 꺼리게 되어 결국 자연실업률이 증가하게 되는 소위 이력효과(Hysteresis effect)의 발생
○ 총수요의 감소는 자본투입뿐만 아니라 생산혁신이나 노동의 질 향상을 위한 투자를 감소시켜 성장잠재력 자체를 하락시킴
그동안 선진국들은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경제정책의 주된 목표를 경기변동의 안정화에 두어왔으나, 최근 경기부진이 성장률 자체를 영구적으로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음
○ 따라서 총수요를 진작하는 한편 공급부문의 잠재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강조됨
나. 수요 측면의 원인: 소비 및 투자수요 감소와 이자율 하락

추세적 침체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수요 감소에 따른 이자율의 추세적 하락과 그에 따른 통화정책의 효과 감소
○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의 자연이자율은 1960년 초 6%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IT 버블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상승하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하락하여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
○ 세계실질이자율 미국과 유사하게 역시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
○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진작은 효과가 제한적이며 추가적인 버블을 야기할 가능성도 존재

장기간에 걸친 이자율의 추세적 하락 원인은 복합적
○ 인구구조 고령화로 인해 연금 및 장기저축이 증가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이자율 하락을 촉진
○ 기업의 현금보유가 늘어나 차입투자의 수요가 감소한 한편, 설비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통적 제조업에 비해 최근 새롭게 등장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창업을 위해 과거와 같이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음
○ 노동소득분배율이 감소하면서 소비성향이 줄어들고 저축이 증가
다. 공급 측면의 원인: 성장잠재력 약화

선진국 경제의 침체 장기화를 초래한 근본적 원인을 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이나 인구구조 고령화에 따른 노동공급의 감소 등 공급 측면에서 찾는 분석도 있음
○ 경기침체가 공급 측면의 원인에 의해 유발될 경우 총수요 확대 정책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움
미국경제의 산업별 생산성에 대한 최근 분석 결과는 생산성 증가율의 추세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부터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정보통신산업 혁명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1973~1995년의 평균 증가율로 복귀하였음을 보여줌
○ Fernald(2014)5)에 의하면 미국의 생산성 하락은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으며, 경기침체가 계기가 되었거나 주택 및 금융과 관련된 버블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볼 수 없음

특히 생산성 증가율이 가장 크게 둔화된 부문은 [표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주로 IT를 생산하거나 IT 활용도가 높은 산업들
○ IT 생산(IT producing) 부문의 생산성 증가율은 90년대 후반 가장 높았고, 이후 IT 기술의 확산과정을 거쳐 2000년대 전반에 IT 집약적(IT intensive)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최고조에 달하였음
○ 그러나 1995~2004년간 예외적으로 급속한 생산성 증가를 경험한 IT 생산 부문 및 IT 집약적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4년 이후 다시 하락하여 1973~1995년의 수준으로 되돌아 감
선진국의 인구구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및 경제활동참가율의 감소 역시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
○ OECD(2014)의 분석에 의하면 향후 6년간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1994~2000년에 비해 연평균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모두 경제활동참가율 및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서 비롯
○ 일본은 동 기간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0.5% 하락시킬 것으로 전망되며, 유로지역 역시 경제활동참가율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잠재성장률을 매년 0.5%씩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
○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이 추세적으로 줄어들 경우 성장잠재력의 하락을 초래할뿐더러, 경기침체로부터 회복되는 경우에도 고용의 증가가 동반되지 않는“ 고용 없는 회복” 현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음

라. 추세적 침체론에 대한 반론

성장잠재력의 하락을 예견하는 추세적 침체론자들의 견해와 반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많은 불확실성을 동반하며 향후 또 다른 기술혁신이 생산성의 획기적 향상을 가능케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함
○ Brynjolfsson and McAffee(2014), Fernald and Jones(2014) 등은 인터넷과 IT 혁명이 성장을 견인했듯이 3D프린팅, 로봇,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생산성을 제고하여 지속적 발전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 주장
○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이후 Alvin Hansen이 주장한 추세적 침체론도 이후의 기술발전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드러남
▣ 성장잠재력 확충 전략에 대한 시사점

가. 생산성의 제고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로 인해 노동투입이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구조의 고도화에 따라 자본축적 속도 역시 둔화되고 있어 재정정책을 통한 수요확대 등 단기적 정책 대처에 한계가 있으며 생산성의 제고가 향후 성장잠재력 확충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
○ 그러나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80년대 이후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율 또한 하락하는 추세로서 자본 및 노동투입 증가율의 감소를 보완하지 못하고 있음

R&D 투자의 효율성 제고 및 서비스업의 생산성 확충이 중요한 과제
○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작성한 ‘우리나라의 자본스톡 확정추계(1970~2012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중 우리나라의 GDP 대비 R&D지출 비중은 4.0%로 세계 1위이며, 지출규모 면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이어 세계 6위 수준
○ 그러나 부문별로는 여전히 서비스업 및 중소기업의 연구개발투자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전체 R&D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
○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나 영세한 규모 등으로 인해 자체적 R&D 투자 여력이 약한 사회복지, 보건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부문은 직업훈련에 대한 지원, 네트워크화 촉진 등을 통한 효율화에 힘쓸 필요
나. 출산율 제고 및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촉진

고령화에 대비하여 생산성을 제고하고 노동공급을 증가시키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만약 출산율이 계속 현재의 수준에 머문다면 근본적으로 성장잠재력 하락을 막을 수 없음
○ 이민 확대 등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수입하는 방안 등이 국내외에서 제안되고 있으나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종적, 문화적 갈등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추후에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어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도출이 선행될 필요
○ 통일을 통해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으나, 북한에도 이미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식량난 등으로 인해 노동의 질이 악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필요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육아 인프라를 확충하고 근로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와 출산율 제고를 동시에 추진
○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낮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히 30대의 고용률이 56%로 두드러지게 낮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음
○ 출산 및 육아의 부담이 가장 큰 연령대의 고용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탁아시설의 부족, 전일제 근무 위주의 근로관행 등으로 인해 여성의 경력단절이 빈번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보육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 초과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확대 등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
다. 통일에 대비한 투자 계획의 수립 및 단계적 실천
○ 통일은 그 역사적 당위성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충분히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사안이며 긍정적 경제 효과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됨
○ 따라서 통일 이후에 비로소 인적, 물적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는 것보다 현재 가능한 부분부터 미리 계획하고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것이 통일 한국의 성장잠재력 향상에 바람직
○ 북한의 영유아, 산모에 대한 지원을 통해 출산율을 제고하고 청소년의 건강상태를 개선하는 한편, 도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실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