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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말레이시아 금융 불안, 얼마나 심각한가?

(※ 국제금융센터가 정리한 보고서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 [현황] 최근 신흥국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는 대외 취약성에 내부의 정치불안이 가세하면서 환율과 CDS가 급등하는 등 불안이 심화되는 모습

○ 링깃화는 유가하락과 1MDB 채무위기 등으로 아시아 주요국 중 통화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금년 중 -15.2%). 7월 이후 나집 라작 총리의 부패 의혹 제기에 이어 위안화 급락 여파까지 가세하며 달러당 4.0링깃을 상회하는 등 ’98년 이래 최대 약세

○ CDS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금년 중 62.3% 급등(1월초 106bp → 8.12일 172bp)

○ 주가는 4.21일 고점대비 12.1% 하락, 국채금리(5년)는 7.27일 저점대비 44bp 상승
-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년 1~7월 중 채권시장에서 $52억, 주식시장에서 $32억 회수


■ [배경] ▲원자재가격 하락 ▲재정·대외건전성 악화 ▲정치불안 ▲미 금리인상 움직임 등의 대내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

○ (원자재가격 하락) 석유관련 수입(revenue)이 GDP의 약 16%, 정부수입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최근 유가 하락폭 확대로 재정·경상수지가 더욱 악화될 소지
- 말레이시아 정부는 연초 수정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GDP 대비 3.2%의 재정적자 목표를 제시하였으나, 최근 유가가 $50 이하로 하락하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
- 6월 주력 품목인 전기·전자제품(수출비중 35.1%)과 팜오일(비중 7.9%)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15.5% 증가하며 무역수지가 개선되었으나, 석유관련 품목은 급감
- 원유 -34.1%, LNG -45.2%, 석유제품 -27.6%(’15년 평균 품목별 수출비중도 원유 4.4%→3.5%, LNG 8.4%→6.9%, 석유제품 7.9%→5.5%로 전년대비 감소)
- 유가 하락폭이 확대되고 최근 팜오일 등 농산물 가격도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원자재 수출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
○ (재정·대외건전성 악화) 재정적자 지속으로 정부부채가 누적되고, ’13년 이후 외환보유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재정 및 대외 건전성이 악화
- 정부의 재정건전화 노력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GDP의 3%를 상회하고 있으며, 정부부채 규모도 설정 상한선인 GDP 대비 55% 수준에 근접
- 1MDB 등 정부 유관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과 우발채무 등을 감안할 때 부채비율 상한선인 55%는 의미 없는 목표치(BoA-ML)
- 6.30일 국제신용평가사인 Fitch는 말레이시아 국가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하였으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회의적
- Fitch는 재정적자의 지속적인 감소와 정부의 부채감축 의지, 거시불균형을 초래하지 않는 지속적인 성장기조 유지 등을 등급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설명
- 그러나 HSBC는 Fitch가 말레이시아의 대외유동성 악화,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정부 유관기업에 대한 정부의 우발채무 등 주요 위험요인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
-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이 링깃화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13.5월 $1,414억에서 ’15.7월 $967억으로 감소
- 이에 따라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이 ’12년말 210%에서 ’14.7월 110%로 하락하는 등 대외건전성이 크게 악화
- 외환보유액 동원에도 불구하고 ’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도입했던 고정환율(링깃/달러)인 3.80 고수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환율이 4.0 이상으로 급등하여도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크게 제한될 전망(Societe Generale)
○ (정치불안 심화) 지난해 말부터 국영투자회사인 1MDB*의 채무위기가 불거지고, 나집 라작 총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불안이 고조
- 1MDB의 부채규모는 약 420억 링깃($115억)이며, 이 중 260억 링깃은 외화표시 부채
- 7월초 WSJ은 수사당국이 1MDB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7억의 자금이 총리의 개인 계좌에 입금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
- 8월초에 당국은 동 자금이 1MDB와는 관계가 없으며 중동의 한 기부자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출처와 용도를 밝히지 않으면서 의혹은 여전
-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는 ’09년 나집 총리가 집권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으나, 최근에는 1MDB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나집 총리의 퇴진을 촉구
- 집권여당인 UMNO의 내분도 심화. 나집 총리는 퇴진을 거부하고 1MDB 사태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부총리와 검찰총장을 경질하는 개각을 단행
- 야권연합(PR)의 와해와 나집 총리의 여당 내 안정적인 지지기반 등을 고려할 때 퇴진 가능성은 제한적
- 1MDB 스캔들이 총리 개인의 문제를 넘어 투자자들이 말레이시아 국가위험을 재평가하는 계기로 확산되면서 최근 금융불안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FT)
○ (미 금리인상) 말레이시아 금융시장은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 대외요인에 취약하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
- 전체채권의 19%, 정부채권(이슬람 제외)의 50%, 주식의 20%
- 원자재가격 하락과 정치불안에 더하여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말레이시아 국채시장은 아시아 신흥국 중 외국인 자금이탈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Barclays)
- 링깃화 가치의 하락세 지속으로 외화부채 상환부담 가중
-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금년 6월까지 $75억 규모의 G3 통화표시 채권을 발행하여 이미 지난해의 연간 발행규모인 $36.7억의 2배에 근접
■ [평가 및 시사점] 산업생산 등 실물경제 지표에 비추어 최근 금융불안이 과도한 측면이 있으나, 미 금리인상과 중국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투자자금 이탈이 확대되고 경제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
○ 최근 무역수지와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일각에서는 금융시장이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되어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
- 6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 증가, 산업생산지수는 5.1pt 증가(117.2pt→122.3pt)
- 링깃화 약세를 겨냥한 투기거래와 역내외 선물환율 괴리에 따른 재정거래 증가 등이 통화약세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현지언론)
- 정치불안과 달러강세, 원자재가격 약세가 계속되는 한 역외 선물환 내재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역내 링깃화 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Barclays)
○ 원자재가격 하락과 정치불안, 높은 외국인 투자비중 등으로 대외 취약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미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불안 등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면 자금이탈이 본격 확대되고 실물경제 불안으로 전이될 가능성
- 8.11일 중국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조치 후 하루 만에 말레이시아 CDS(5년)가 12bp 급등하고 대미달러 환율은 4.0링깃을 돌파하는 등 취약성 노출
- 링깃화 가치 하락은 수출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그 효과가 상쇄되는 반면, 인플레이션 급등을 초래하여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소지.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Economist)
○ 말레이시아는 금융불안에 대응하여 금년 중 한국 원화채권시장에서 국가별로 가장 많은 2.6조원을 순회수하였으며, 6월말 기준 보유액은 4.4조원으로 추가유출 여지 상당
- 말레이시아 금융불안이 한층 더 심화되면서 주변국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