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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유가 하락과 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성장에 장애요인

(※ 한화투자증권의 보고서 주요 내용이다. 이 보고서와 오늘 함께 공유하는 하이투자증권 보고서를 함께 읽어보면 경기에 대한 상ㆍ하방 위험을 함께 둘러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가 하락과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확장국면이 지속되지 못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국제유가는 지난해 2월 26달러를 저점으로 지난달에 54달러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47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오바마케어의 대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상·하원과 대통령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법인세 인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 두 가지 변수는 미국의 기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림1]은 전년 대비 유가상승률과 미국의 기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낸 것인데, 기업이익과 유가는 거의 시차 없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지난해 3분기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기업이익 증가율도 5분기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이익 증가율이 올해 중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 공급과잉 상태인 유가가 오르지 못하면 유가상승률은 2분기부터 제로로 낮아지고, 4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익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은 과거 패턴에 비추어볼 때 맞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2015년 기준 26%인 미국의 법인세 유효세율을 20%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 통과에 실패하면서 법인세 인하도 공화당 내 다양한 스펙트럼 때문에 좌절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계획대로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미국 기업의 순이익이 약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인세 인하가 막힌다면 주식시장이 예상하던 올해 순이익 증가율을 낮춰야 할 것이다.


좀 더 넓게 보면 글로벌 경제의 확장국면이 더 지속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림2]에서 볼 수 있듯이 소순환으로 보면 글로벌 경제는 지난해 2월 저점 이후 13개월째 확장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가가 하락하고 기대했던 미국의 경기부양 정책이 좌절되면 경기 확장이 더 이어지지 못할 위험이 높다. 1980년 이후 소순환에서 확장기는 평균 17개월인데, 평균적으로 보면 특별한 악재가 없더라도 올해 여름부터 글로벌 경제가 둔화 상태로 넘어갈 수 있다.

글로벌 경기순환은 주식과 채권의 투자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그림3]과 [그림4]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미국 S&P500 주가지수의 전년비 변화율, 미국 10년만기 국채 가격의 전년비 변화율을 나타낸 것인데, 경기순환에 따라 등락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기 확장이 마무리되면 주가의 상승세가 일단락되면서 주식시장이 조정에 접어들고, 금리의 상승세도 멈추면서 채권시장이 부분적이나마 강세국면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이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고 있다고 본다. 물론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법인세 인하가 이루어진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이 적정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유가가 하락하고 법인세 인하가 무산된다면 유지되기 어려울 만큼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이라고 본다. 최근 유가 하락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약화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은 이미 밸류에이션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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