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경제성장 정책 구호에 쏠린 관심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의 경우 평당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호가되면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택, 주택가격, 주택시장, 주거, 주거정책 등 복잡하고 다양한 개념에 대해 적절한 구분 없이 많은 사람이 논의에 뛰어들고 있다.
가만히 보면 정부 내에서도, 더구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도 위에 열거한 개념들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신만의 '신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고의든 아니든 개념들 사이의 차이를 무시한 채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중요한 정책적 결정도 내리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 블로그 글 참조 ⇒ https://choonsik.blogspot.com/search/label/부동산)
소득 변화, 가구 형태 변화, 국제 추세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의 주택가격 수준을 비교해 보여줘도 일본의 사례, 인구 구조의 변화 등 '특이한' 경우를 들이대며 몇 년째 '투기 세력'과 '폭락'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많다. 누구든 믿고 싶은 대로 믿을 자유가 있다. 그 믿음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하지만 통계를 전면적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물론 통계가 나라마다 다 동일하게 적용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최소한 통계를 들여다보면 자신의 '믿음'이 통계로 뒷받침되는지, 통계와 어느정도 동떨어져 있는지, 통계가 가리키는 방향과는 일치하는지 등은 알 수 있고, 남에게 강요해도 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장기 실질주택가격지수 통계는 흥미로운 특징을 보여준다. 주요국 통계로 미국과 일본은 1970년부터 한국은 1986년부터 통계가 있다. 실질가격이므로 인플레이션 효과를 제거한 것이다. 아래 두 개의 그래프는 한국 주택가격 현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 자료 출처:
▶ OECD Focus on house prices (http://www.oecd.org/eco/outlook/focusonhouseprices.htm)
▶ IMF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s (http://www.imf.org/external/ns/cs.aspx?id=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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