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산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지역 분쟁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주로 직접적인 생산 차질보다는 수송망 관련 불안정 때문이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지역 원유 수송망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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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위성사진, 출처: en.wikipedia.org) |
■ [현황] 중동 산유국들은 3개의 핵심 해상통로와 각 국에서 운영하는 송유관, 그리고 국가 간에 연결된 송유관 등을 통해 전세계로 석유를 수송
- 3개 핵심 해상통로 : ❶ 호르무즈 해협 ❷ 수에즈 운하 ❸ 밥엘-만데브 해협
– 호르무즈 해협·수에즈 운하·밥엘-만데브 해협은 중동 → 아시아, 중동 → 유럽을 잇는 석유의 핵심 운송수로로 전세계 석유안보의 요충지. 석유 물동량과 지리적 위치 측면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가장 중요
- 송유관 : East-West pipeline(사우디), Kirkuk-Ceyhan pipeline(이라크-튀르키예), Habshan-Fujairah pipeline(UAE) 등이 운영 중
– 중동 산유국들은 대체 수송로 차원에서 송유관을 운영 중이며, 사우디의 East-West pipeline의 경우 확장 공사도 진행 중
– 이라크에는 Kirkuk-Ceyhan 외에 지중해로 연결되는 송유관이 더 있으나 대부분 이라크 전쟁 이후 훼손과 노후화 등으로 가동을 중단
■ [리스크] 최근 중동 사태로 이 지역 원유 수송로의 ▲지정학적 불안에 대한 취약성 ▲과도한 원유수출 의존도 ▲대체 수송로 부족 등 근본적인 리스크가 재부각. 이번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경우 세계 원유공급 및 국제유가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
-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정세 불안 시 최우선으로 거론되는 수송로로 이란의 봉쇄 위협과 유조선 나포, 美 해군과의 마찰 등이 자주 발생. 이번에도 중동 사태 향방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재차 위협할 가능성 상당
- 밥엘-만데브 해협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반군과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피습 가능성이 상존하는 지역이며, 이는 수에즈 운하로의 통행에도 영향
– '18년 7월 후티반군은 밥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하여 손상을 입혔으며, 사우디는 즉각 이 해협에서의 유조선 통행을 중단. 중동 사태 확전 시 후티반군의 유조선에 대한 공격빈도가 증가할 소지
– 수에즈 운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봉쇄될 가능성은 미미하나, 밥엘-만데브 해협의 통행 안정이 훼손되면 수에즈 운하의 통행 역시 제한될 것으로 우려
- 대체 수송 수단인 송유관의 경우 수송능력이 중동 산유국들의 수출 규모에 비해 미약해 유사시 충분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 일일 2,1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으나 이를 우회하는 송유관의 수송능력은 790만배럴에 불과
– 지난해 사우디의 원유수출 규모는 일일 700만배럴 내외로 East-West pipeline의 수송능력(일일 500만배럴)을 상회하며, 이라크의 Kirkuk-Ceyhan pipeline(일일 140만배럴)도 수출 규모(일일 350만배럴 내외)를 커버하는 데 한계
- 이번 중동 사태가 이스라엘-이란 대결국면으로 확대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등 해상 통로의 안전이 위협받고, 특히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공급 불확실성이 고조될 가능성
– 호르무즈 해협은 과거 봉쇄된 적이 없으며, 세계 원유공급의 핵심 통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봉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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