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제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현실 세계에서 직접 보고 움직이며 작동하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중국과 서구는 비슷한 기술을 서로 다른 용어로 부른다. 중국은 이를 "Embodied AI(具身人工智能)"이라고 하고, 서구는 Physical AI라고 부른다. 두 용어는 비슷한 기술을 가리키지만, 이를 이해하는 방식과 강조점은 다르다.
Embodied AI(具身人工智能)
중국에서 말하는 "Embodied AI"는 체화된 인지 이론에 기반한다. 이 관점에서는 지능이 알고리즘이나 모델 안에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신체, 환경, 그리고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난다고 이해한다.
중국에서는 신체가 없는 인공지능은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기에 언어 모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식, 판단, 행동을 하나의 과정으로 통합해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범용 로봇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고 지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Embodied AI는 자주 범용 인공지능(AGI)으로 가는 핵심 단계로 설명되며, 국가 차원의 AI 전략과 장기 산업 정책에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중국의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몸이 없는 지능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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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dwealth.news) |
Physical AI
서구에서 사용하는 Physical AI는 보다 실용적인 개념이며, 핵심 목표는 인공지능을 현실 세계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개념은 자율주행차, 드론, 물류 로봇, 산업용 로봇과 같은 구체적인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서구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문제로 보기보다는, 물리적 시스템을 계획하고 제어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한다.
또한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내용을 현실로 옮기는 문제, 시스템의 안정성, 책임성과 같은 요소들이 주요 관심사다.
전반적으로 철학적 논의보다는 성능과 운영, 배치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
같은 기술, 다른 사고방식
중국과 서구는 로봇, 센서, 강화학습, 멀티모달 모델 등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기에 기술 자체는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은 다르다. 중국은 지능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먼저 묻는 반면 서구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현실 세계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지를 묻는다.
대규모 언어 모델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중국에서는 신체가 없는 언어 모델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고 보는 경향이 있으며, 서구에서는 언어 모델을 물리적 AI 시스템의 핵심 제어 요소로 활용한다.
전략적 목표 역시 다르다. 중국은 Embodied AI를 AGI로 가는 중요한 단계로 보는 반면, 서구는 Physical AI를 우선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본다.
왜 이 차이가 중요한가
이러한 관점 차이는 연구 투자 방향과 산업 우선순위에 영향을 주며, 규제 방식과 AI를 둘러싼 국제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지능의 개념 자체를 다시 정의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서구는 현실에서의 통제와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둔다.
중국의 Embodied AI 최근 동향 총정리
위와 같은 차이를 인식하고 바라보면 중국의 Embodied AI 전략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산하 싱크탱크인 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CSET)가 발간한 초간결 보고서가 유익한 정보를 잘 제공하고 있어서 소개한다.
『China’s Embodied AI: A Path to AGI』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저자들은 중국이 신체·환경과 상호작용하는 Embodied AI를 AGI의 핵심 경로로 삼고 국가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풍부하게 정리해 제공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는 LLM 중심의 서구 접근과 대비되며 미국과 동맹국의 면밀한 관찰과 대안적 AGI 전략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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