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일 내에 두 차례나 세계대전을 겪었으며 한편으로는 유엔을 만들어 장시간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어내기도 한 20세기에 가장 뛰어난 외교관이자 사상가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가 상징적인 100세를 일기로 지난 2023년 세상을 떴다. 이후 1년 만인 2024년 11월 그와 두 명의 인공지능(AI) 전문가가 공저로 이름을 올린 책이 발간됐다.
그가 세상을 뜬 바로 그 즈음 역시 그가 공저로 참여한 책 『The Age of AI』를 읽고 감명을 받았던 필자로서는 새로 발간된 이번 책 『Genesis』도 비슷한 내용이려니 하고 선뜻 읽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Amazon.com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Genesis가 AI 부문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고,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서 올해 7월 발표한 AI 관련 추천 도서 9선에 이 책이 오르는 등 호평이 이어졌다.
결국 최근 이 책을 구매해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AI 혁신이 가져다줄 혜택과 위험성을 설명하고 혜택은 극대화하면서도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펼치는 책이 만연하고 있는 요즘, 방향은 비슷하지만 생각의 깊이와 폭이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내용이다. 글이 쉽고 책도 얇아서 얼른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AI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AI가 변화시킬 미래 세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아래는 AI 챗봇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다음 책 내용을 너무 미리 공개하지 않으면서 내 생각과 일치시키려고 다듬은 소개 글이다.
이 소개 글 뒤에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우리는 보통 AI가 인간의 존엄과 윤리를 절대로 어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얼핏 듣기에 뻔한 주장을 하면서도 저자들은 과연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존엄과 윤리"를 우리 인간은 정확히 규정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 스스로도 정확히 규정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AI가 인간의 존엄과 윤리를 절대적으로 존중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