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에 들어서면서 미중 분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와 중국의 수출통제 등으로 통상 분쟁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 미중 분쟁의 핵심 전장은 여전히 기술에 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에 700조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이는 차세대 기술경쟁에서 중국의 추격을 의식한 선제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평가되었다.
다만 중국은 트럼프 취임식 당일 딥시크(DeepSeek) AI 모델 R1을 발표하였다. 이 모델은 첨단신기술 영역에서 저비용으로 고성능을 구현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중국의 기술력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미국 연방의회는 딥시크 앱을 미 정부 기관 기기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향후 미국의 대중국 AI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AI와 관련한 주요 기업을 수출통제 대상자 목록 등에 추가하면서 기술 제재를 본격화한 바 있다. 트럼프 2기에도 이에 대한 제재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AI의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또한 딥시크의 등장은 중국이 과거의 추격형 기술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선도적 신기술 개발도 가능할 수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되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고, 이로 인해 미중 패권 경쟁의 전장이 AI 분야로 이동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고성능 GPU나 첨단반도체의 수출통제와 같은 기술·장비 제재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컴퓨팅파워와 비용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의 혁신을 유도하게 한 것이다.
특히 딥시크의 출현은 AI 원천기술의 독점적 우수성만이 반드시 혁신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 접근 가능성, 빠른 산업화가 새로운 중국식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이와 관련해 산업연구원(KIET)에서 시의적절하고 유익한 보고서(『미중 경쟁에 따른 중국의 AI 혁신전략과 우리 산업의 대응』)을 발간했다. 본 블로그에서는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보고서 원문을 볼 수 있는 링크를 맨 아래에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