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이해하는 사내 유보 이야기(?)
- 이렇게 설명을 해줘도 못 알아먹으면 방법이 없다.
- 첫 그림은 사내 유보된 이익잉여금의 흐름이고 두 번째는 투자나 현금성 자산과의 관련성이다.
- 이걸 말로 하니 자꾸 우겨서 그림으로 그린다. 귀찮음을 감수하고 직접 그린 차트다.
투자랑 사내 유보랑 관련이 없는 이유를 그림으로 그려 설명하였다. 그림에서 빨간색이 사내 유보된 이익잉여금이다.
1. 사내 유보가 증가하면 투자가 감소한다는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들어, 사내 유보는 증가하는데 투자(비유동 자산 취득)도 동시에 엄청나게 증가할 수 있다. 회사가 영업 이익을 내면서도, 부채 or 증자로 조달하여 투자하면 사내 유보의 증가와 투자의 증가가 역방향이 아니라 정방향에 놓인다.
2. 사내 유보의 증가와 현금성 자산의 증가 사이에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 회사가 영업적자를 내면 사내 유보는 줄어든다. 그런데, 운영 자금을 금융 기관으로부터 차입하면 현금성 자산은 늘어난다. 즉, 사내 유보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금성 자산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오해가 발생하는 (수 많은 이유가 있고 근본적으로는 게을러서겠지만) 이유 중에 하나는 이익잉여금의 사내 유보가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상에서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주의 : 물론 나는 회계 원리 수업 한 번 안 들어본 사람이라 용어나 표현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장표 그리는데 칸이 안 나와서 차변과 대변을 거꾸로 위치시켰다.
1. 그림 1 - 손익계산서상에서 사내 유보(retained earning)란 회사가 영업 활동을 통해서 벌어들인 이익을 관련된 개별 주체에게 어떻게 나누어줄지에 관하나 문제이다. 관련된 player는 회사의 임직원, 그 회사에 자본금을 댄 주주, 그리고 세금을 걷는 정부, 마지막으로 그 회사라는 그 자체이다.
- 임직원은 이익이 나기 전에 이미 나누어줘야 하기 때문에 원가에 반영하여 '비용(노무비 등)'으로 부른다.
-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이익이 날 때만 그 몫을 가져가게 되는데, 국가가 가져가는 걸 '법인세'라 부르고, 가장 먼제 떼어간다.
- 이제 법인세 납부 후 남은 이익을 두 player가 나누어 가져가는데, 주주가 가져가는 걸 배당이라고 부르고, 나머지 플레이어인 회사 그 자체가 가져가는 걸 사내 유보(retained earning)이라고 부른다.
- 그리하여 배당과 대비되는 용어인 사내 유보를 줄이자는 건 곧 배당을 늘리자는 이야기로 주로 주주 측에서 주장해야 할 일이지 정부에서 투자를 늘리라며 요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2. 그림 2 - 대차 대조표 상에서 사내 유보는 이익 잉여금의 형태로 대변의 자본 계정이 된다.
- 대변의 항목은 회사가 전체 가지고 있는 capacity가 되는데, 그걸 어디서 누구한테 조달했느냐에 따라 크게 외부에서 조달하여 언젠가는 갚아야 하는 부채가 있고, 자기가 알아서 조달하고 갚을 필요가 없는 자본이 있다.
- 따라서, 사내 유보가 대차대조표 상에서 가지는 의미는 부채와 대비되어, 외부에서 조달하지 않고 따라서 언제가 갚을 필요도 없이 스스로 만들어낸 돈이라는 의미 외에 없다.
- 이렇게 해당 회사가 가진 전체 자금(?) 능력을 표시한 대변을 가지고 그럼 어떠한 자산의 형태로 보유할 것이냐가 차변에 표시된다.
- 투자는 대변에서 발생한 어떠한 것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와 사내 유보 사이에는 아무런 당위적인 관련성도 없다. (다만 회귀분석에 의한 경향성은 있을 수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부채를 늘리거나 자본금의 증자를 하는 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투자가 늘거나 주는 것과 사내 유보가 늘고 주는 것 사이에는 관련이 없다.
결론 : 따라서, 사내 유보를 줄이라는 건 투자를 하라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손익계산서 상으로 봤을 때 사내 유보를 줄이라는 건 이익 자체를 줄이거나, 배당을 더 하라는 의미이다. (나는 이익잉여금이나 현금성 자산 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 가치를 실현하는게 바보들을 엿먹이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본다.)
둘째, 대차대조표 상으로 봤을 때 대변의 항목인 사내 유보를 줄이라는 건 자산 취득을 위한 자금의 조달을 영업 이익으로 하지 말고, 부채로 하라는 의미가 된다. 즉, 투자를 자기 돈으로 하지 말고 빚 내서 하라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차변의 항목을 보았을 때 현금성 자산을 줄이라는 건 현금을 들고 있느니 차라리 부채를 없애어 BS상의 차변대변 규모를 다 줄이라는 게 된다.
이렇게 그림까지 그려줬는데 못 알아먹으면, 귀를 막은 것을 넘어서 눈도 감고 있는 거라고 밖에.
(※ 출처: Johoon Lee 님의 페이스북 담벼락)
☞ 이전에 포스팅한 관련 글: (보고서) 사내유보금은 남아도는 돈이 아니다
┗ 이전 글: (보고서) AIIB가 가져올 국제금융질서 변화 - 일본측 시각
▶블로그 검색◀
▶최근 30일간 인기 글◀
-
세계 최대 가전 및 IT 전시회인 CES에 올해도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행사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집계에 따르면 올해 관람객은 총 14만1천 명 이상으로 지난해(13만5천명)보다 약 5% 늘어난 수준이다. 2024년에는 참가...
-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세계 최강대국 및 최대 경제를 총지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논리에 기초한 정책을 서슴없이 발표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런 부분이 오히려 ...
-
지난해 달러 초강세 현상으로 한국 등 신흥국 대부분이 고환율로 몸살을 앓았다. 환율 등 가격변수는 사람으로 치면 체온과 같아서, 체온이 올라가면 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환율이 너무 빠르게, 너무 높이 오르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럴 ...
-
(※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보고서 원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국가의 사회감시 체계 현황과 주요 쟁점』이다.) 《디지털 감시기술 현황》 최근 美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
-
경제학 등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가장 새겨들어야 할 말로 내가 가장 강조하는 말이 바로 "정말 확실하지 않는 한 안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은 오스트리아 태생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가 1974...
-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최근 발간한 『주요국과 환경 및 역량 비교를 통한 국내 AI 반도체 산업 발전 방향』 보고서의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관련 주제에 관한 글은 아주 귀한 것은 아니지만, 이 보고서는 최근 동향까지 담고 있으며, 국가별 비교...
-
중국 DeepSeek 돌풍 이후 수많은 기사와 논평, 그리고 보고서가 발간됐다. 그 가운데 비교적 최근 나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DeepSeek의 AI 모델과 반도체산업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말 그대로 중대 사...
-
딥시크라는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가 세계 금융시장과 AI 업계 전체를 흔들어놓았지만, 올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화두는 단연 에이전트형 AI다. 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AI 에이전트(AI agent), 혹은 에이전트형 AI(agentic AI) ...
-
글로벌 IT·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주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2025년을 기점으로 상용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리라는 전망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CES 2025 전시회 기간 엔비디아는 휴머노이...
-
과거에도 한국은행은 연구 보고서 형태로 큰 주제에 관한 알찬 정보를 많이 제시해 왔는데, 최근 들어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연구 보고서만큼 무겁지 않으면서도 경제 주체들이 눈여겨봐야 할 주제들에 관한 이해를 도와줄 만한 글을 자주 발간하고 있다...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AI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한국은행
블록체인
가상화폐
국제금융센터
환율
원자재
외교
암호화페
인공지능
북한
외환
반도체
중국
미국
인구
한은
생성형AI
증시
논평
에너지
자본시장연구원
정치
하이투자증권
금리
코로나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산업연구원
중동
한국금융연구원
채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국회입법조사처
자동차
칼럼
AI반도체
ICO
인플레이션
한국
IBK투자증권
KIEP
로봇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전기차
지정학
BIS
KIET
NIA
TheKoreaHerald
로봇산업
분쟁
브렉시트
트럼프
현대경제연구원
CRE
IITP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중앙은행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iM증권
경제학
고용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금
금융
기후변화
달러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씨티그룹
아르헨티나
에이전트AI
엔
연금
외환시장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휴머노이드
AGI
BOK
Bernanke
CBDC
CEPR
CES2025
DRAM
DeepSeek
ESG
FT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ARS
NIPA
NIST
NYSBA
ODA
RSU
SNS
WEF
Z세대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기준금리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산업용로봇
삼프로TV
석유화학
세계경제포럼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에그플레이션
에이전트형AI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자율주행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금융연구소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