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출고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주제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 한국은 올해 후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으로부터의 자본 이탈 현상이 발생해도 지난 2008년 겪었던 것과 같은 대규모 혼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동안 대외 차입 규모를 현격하게 낮추는 등 대외 위험을 축소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라는 내부적 취약성은 심화되고 있다.
○ 주식시장, 채권시장 그리고 기타투자 항목을 통한 자본 유입 규모는 올해 3월까지 1년간 155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투자은행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신흥시장으로부터 자본 유출이 본격화되기 직전까지 1년간 한국으로의 자본 유입 규모는 모두 462억달러였다.
○ 즉 최근 자본 유입 규모는 2008년 당시의 1/3 수준에 그쳤으며 그만큼 유사시 유출 압력도 낮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자본유입 규모가 낮은 수준에 그친 것은 기타투자 항목의 유입이 2008년 당시 1년간 310억달러였던 반면 최근에는 4억달러 선에 머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 기타투자 항목은 은행들의 단기차입이나 무역금융 관련 단기 차입에 따라 변화한다. 2008년 당시 기타투자 항목의 유입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에는 조선업체들의 수출 수주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었으며 기타 무역 관련 결제도 활발했다. 조선업체들은 수출 수주를 하면 외환시장에서 선물환을 매도했고 이를 매수한 은행들은 그만큼 단기로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해서 포지션을 맞추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유인이 없어진 것이다.
○ 이처럼 단기투자 항목의 자본유입은 줄어든 반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급증해 올해 3월 현재 3628억달러에 달해 2008년 6월 현재 2581억달러보다 많아졌다. 다시 말해 앞에 설명한 자본유입액을 외환보유액 대비 비율로 환산하면 최근 유입액은 외환보유액 대비 4.3%로 2008년 당시의 19%보다 훨씬 작은 규모가 된다.
○ 2008년 당시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이은 세계 금융시장 위기가 시작된 직후부터 단 5개월 만에 한국에서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본은 모두 554억달러에 달했다. 그에 따라 원화 가치는 급락했고 당국은 수백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풀어 이를 방어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이 기간 중 원화 가치는 30%나 떨어지고 말았다.
○ 이렇게 비교해 보면 한국의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력은 크게 강화됐다. 하지만 이제 내부적인 체질은 그만큼 강화됐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가장 큰 단일 요소로 가계부채를 꼽을 수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2014년 말 현재 164%로 2007년 말의 141%보다 높을 뿐 아니라 이 기간 중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가계부채 수준은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버블 붕괴 직전 비율보다 높다.
○ 이렇게 가계부채 수준이 높고 또 증가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일단 경제의 내수 소비 기반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 불안 심화시 한국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될 수 있는 것이다.
※ 로이터 기사 (클릭) ☞ South Korea's problem: hard on the outside but soft on the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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