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경제는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인구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주요 7개국(G7)의 핵심 일원이며, 엔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해외 충격에 따른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를 끊임없이 경계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그런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처럼 일본 자산이 누리는 독특한 지위를 달러 자산에 붙이는 표현처럼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으로 부를 수 있다. 일본이 보유한 막대한 부채와 구조적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 예외적인 신뢰와 혜택을 누리는 현상을 역사적·경제적 맥락에서 설명하려는 연구는 그동안 적지 않게 축적돼 왔다.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에서, 하버드대학교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타케시 타시로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워킹페이퍼가 최근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의 지속되는 과도한 특권에 대한 고찰(Perspectives on Japan’s Continuing Exorbitant Privilege)』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일본이 어떻게 이런 특권을 가능하게 했는지, 최근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가 이 특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특권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를 들여다 본 글이다.
이 글에서는 해당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고, 보고서 전문 링크를 글의 맨 아래에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