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증권의 『SDR이란 무엇인가: 위안화 편입의 영향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보고서 전체는 맨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위안화가 SDR에 편입될 경우 & 아닐 경우" 부분을 소개한다.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편입되느냐 안되느냐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조건(배분 규모)으로 편입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물론 SDR바스켓 편입의 조건이 좋을수록 그 영향력은 커질 것이고, 조건이 나쁠수록 편입 영향력은 작아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SDR 통화 별 초기 가중치는 수출과 외환보유액 구성비 등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위안화의 편입 예상 가중치를 구해볼 수 있다. IMF의 산식에 따르면, 위안화가 SDR에 편입될 경우 14%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안화가 단번에 엔화/파운드화를 상화 하는 가중치를 배분 받을 경우, SDR가치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 정치적으로 다른 SDR바스켓 통화들의 환영을 받기 어렵고, 또한 외화를 사용하고 보유고를 구성해야 하는 회원국들의 혼란도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4개 통화 중 하나를 제외하고 위안화를 편입시키는 방법이나, 아니면 세계 외환 거래량에서의 비중을 감안하여 위안화 가중치를 상대적으로 적게 배분하여 결정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따라서 위안화가 SDR통화바스켓에 편입되더라도 초기에는 예상 배분비율(14%)보다 적게 배분 받거나, 향후 점진적으로 배분 비중을 높여가는 식의 편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1) 경제에의 영향
위안화의 SDR편입이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99년 SDR 통화바스켓에 유로화가 추가되면서 유럽지역의 비중이 기존의 마르크화(21%)+프랑화(11%)에서 유로화(29%)로 확대된 적이 있었다. 당시 파급효과는 거의 없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안화가 SDR바스켓에 편입되더라도 매우 적은 배분규모를 받거나, 향후 점진적으로 배분 비중을 높여가는 식의 편입이 이뤄진다면, 당장에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간접적인 경제적 효익은 클 수 있다. 당장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외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수출입 거래 시 위안화 결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기업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렇게 위안화의 무역거래 사용비중이 높아지면 위안화 직거래 증가, 위안화 선물시장 활성화 등으로 중국 금융산업 역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 증시/환율에의 영향
먼저 위안화가 SDR바스켓에 편입되었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물론 이 경우 영향력은 배분 비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것은 환율에의 영향이다. 기본적으로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SDR바스켓에 편입된다면 위안화의 기축통화로서 지위가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제거래나 외환보유고 구성에서 위안화의 사용이 증가할 것이며,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의 수요도 급증할 것이다. 결국 SDR바스켓 편입은 장기적인 입장에서 위안화 강세 요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은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강세요인이지만, 현재 중국의 경제상황을 놓고 본다면 중단기적으로는 위안화가 약세전환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중국도 금리인하와 위안화 약세를 경기부양과 수출경쟁력 확보를 원하고 있다. 다만 자금유출 우려로 금리인하와 위안화 절하를 마음껏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축통화(reserve)라는 국제적 위치를 얻게 되면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자본유출이라는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투자, 무역결제 이외의 기축보유 수요가 있다는 점은 중국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자본유출 사이에서의 고민이 크게 경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안화 SDR바스켓 편입 이후에는 좀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물론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국이 앞선 4개 선진국(미국, 영국, 일본, 유로존)이 가진 신뢰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위안화가 SDR바스켓 통화가 되더라도 여전히 신뢰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폴 크루그먼의 견해 참고). 다만 최소한 아무것도 아닌 지금 상태와 비교했을 때, SDR 편입 이후에는 ‘신뢰’를 얻을 확률은 확실히 높아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 봤을 때,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은 중국의 부양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위안화 국제화에 따른 중국기업들의 외환 리스크 경감이나 해외진출, 그리고 중국 금융업의 확대 등은 중국 펀더멘탈(기업이익)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펀더멘탈 이외에 자금적인 부분(밸류에이션)에서도 유리하다. 장기적으로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위안화 강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중국으로의 자금유입을 뜻한다. 따라서 위안화의 SDR편입은 중국 증시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반대로 편입되지 못한다면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SDR바스켓에 편입되지 못했다는 것은 다음 회의가 있는 202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에서의 자금 유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동안 중국 당국이 힘으로 막고 있던 위안화가 약세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11월에 SDR편입 실패로 위안화가 약세 압력을 받는 동시에, 12월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달러 강세기조까지 겹치면서 연말 동아시아 환율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커질 수 있다. 따라서 SDR 편입 좌절은 증시와 경제에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3) 한국에의 영향
한국도 위안화의 SDR 편입 여부에 따라 중국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SDR에 편입되면 한국에도 긍정적 영향이 부정적 영향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위안화의 SDR 편입 후 중국까지 환율전쟁에 뛰어들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다면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업종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과는 달리 한국과 중국의 경제는 경쟁관계보다는 상호보완적 관계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 회복의 관점에서 보면 증시 전반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도 위안화의 SDR 편입은 한국증시에 긍정적이다.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장은 항상 주변국 통화의 장기 추세의 강세와 함께 나타났었다. 1980 년대 랠리는 플라자합의와 함께 나타났고, 2000 년대 랠리는 위안화 절상과 함께 나타났다. SDR편입으로 위안화 수요가 증가되고, 위안화가 장기 강세 사이클이 시작된다면 한국시장도 상승랠리에 진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SDR 편입 실패 시 영향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환율 약세를 동반한 자본유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4) 결론: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의 나비효과 가능성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위안화의 SDR통화바스켓 편입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이슈이다. 편입이 될 경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편입에 실패할 경우 부정적 리스크가 커진다.
다만 위안화 SDR편입의 장기적 효과가 나타나려면 SDR 통화의 영향력이 커져야 한다. 아직 SDR통화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미미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본 자료에서 분석한 결론의 효과들은 간접적이고 느린 속도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SDR 역할 확대와 바스켓 변동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기 때문에 SDR의 위상도 향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이 만들어낼 수 있는 나비효과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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