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블로그 글 공유. 출처는 맨 아래 표기.)
Where is business cycle?
경기 순환은 어디로 갔을까?
거시경제학은 무엇보다 경기 순환에 대한 학문이다. 그리고 중앙은행의 임무는 경기 순환의 진폭을 조절하는 것이다. 요즘 경기 순환이 사라지면서 거시경제학과 중앙은행이 같이 망하고 있다.
그나마 경기 순환이 보이는 듯한 두 나라가 바로 'G2'인 미국과 중국이다. 하지만 이 두 나라에서도 과연 경기 순환이 더 진행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경기 순환에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고용 호조-인플레이션 급등-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채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신용 팽창-금융 위기-디레버리징으로 이어지는 '민스키적인' 신용 채널.
미국의 경우 고용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관계가 끊어진 것 같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수준에 이르면서 과거 같으면 중앙은행이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어야 할 시점이지만, '세계 경제 우려'를 언급하며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계속 미루고 있다. 전통적 인플레이션 채널을 통한 경기 순환이 살아 있다면, 즉 '필립스 곡선'이 아직 유효하다면,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확 올라갈 것이고, 연준은 뒤늦게라도 금리를 왕창 올려야 하며, 그러면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것이다. 내가 있는 SG의 기본 시나리오(2018년 미국 불황 예측)가 바로 이것이다. 70-80년대의 전형적인 경기 순환 이론을 적용한 것이지만, 솔직히 현재 금융시장에서 이 시나리오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미국에도 경기 순환이 사라졌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할 일은 막말로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각종 정책으로 '풋 옵션'을 제공해 주는 것일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신용 팽창(=부채 급증)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이것이 금융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 중국 당국은 부정한다. 기본적으로 중국이 '사회주의 경제'라 정부가 경제 곳곳을 통제하고 있으며 중국 금융 시장이 상대적으로 폐쇄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SG도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30% 정도로 볼 뿐이다. 그러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대답은 거의 나와 있다. 일본과 같은 거품의 '내연(implosion)' 내지 구조조정의 지연일 것이다. 중국판 '잃어버린 10년'이 온다는 것. 그렇게 되면 세계 금융시장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확 줄어들 듯하다. 2002년인가, 금융시장의 일본에 대한 관심이 바닥 수준일 무렵, 내가 일하던 씨티그룹에서 일본 담당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를 주니어급으로 교체했던 기억이 있다(찾아보니 시니어급 이코노미스트는 '짤린'게 아니라 외환 리서치 헤드로 '영전' 했네요). 물론 일본에서는 그래도 중앙은행의 존재감이 조금이나마 있었지만(크루그먼이 일본은행에 QE를 처음 권한 게 2000년이던가), 중국의 경우 처음부터 중앙은행의 역할이 별로 없었다는 차이는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중국 두 나라 모두 경기 순환이 사라진 듯하며, 만약 경기 순환이 살아 있을 경우 그 방향은 모두 아래쪽이라는 얘기다. 경기 회복? 이보 전진을 위해서는 일단 일보 후퇴(경기 침체)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솔직히, '인플레이션이 유발하는 전통적인 경기 순환'이 없다면 중앙은행도 할 일이 없어진다. 금리를 올릴 일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그나마 미국 연준 말고 용감하게 '우리 금리 올릴 거야'라고 말하는 중앙은행이 지금 어디 있는가? SG는 이미 ECB가 2020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일본은행 양적완화는 아마 영원히 지속될 것 같다. 한국은행 금리인상? 할 수나 있을까?
한국의 경우 그나마 '신용 팽창으로 인한 경기 변동'의 불씨가 살아 있다고나 할까. 까짓거 제로금리로 가계부채 증가율 20% 찍어나 볼까? 이것이 채권 시장이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 뒤로 신용 채널이 작동하여 제2의 카드 대란이 이어진다면? 어쨌든 경기 변동의 씨가 마른 것 같은 유럽, 일본보다는 나은 것인가?
경기 순환이 없으니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도 할 일이 없어진다. 할 수 있는 말은 '주가가 떨어지면 중앙은행이 돈을 풀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막판에는 재정정책 혹은 헬리콥터 머니'라는 뻔한 예상 뿐. 정말 이렇게 한 10년 더 가려나?
[출처] 경기 순환은 어디로 갔을까?|작성자 새나
= = = =
= = =
▶블로그 검색◀
▶최근 30일간 인기 글◀
-
세계 최대 가전 및 IT 전시회인 CES에 올해도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행사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집계에 따르면 올해 관람객은 총 14만1천 명 이상으로 지난해(13만5천명)보다 약 5% 늘어난 수준이다. 2024년에는 참가...
-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세계 최강대국 및 최대 경제를 총지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논리에 기초한 정책을 서슴없이 발표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런 부분이 오히려 ...
-
지난해 달러 초강세 현상으로 한국 등 신흥국 대부분이 고환율로 몸살을 앓았다. 환율 등 가격변수는 사람으로 치면 체온과 같아서, 체온이 올라가면 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환율이 너무 빠르게, 너무 높이 오르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럴 ...
-
(※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보고서 원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국가의 사회감시 체계 현황과 주요 쟁점』이다.) 《디지털 감시기술 현황》 최근 美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
-
경제학 등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가장 새겨들어야 할 말로 내가 가장 강조하는 말이 바로 "정말 확실하지 않는 한 안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은 오스트리아 태생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가 1974...
-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최근 발간한 『주요국과 환경 및 역량 비교를 통한 국내 AI 반도체 산업 발전 방향』 보고서의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관련 주제에 관한 글은 아주 귀한 것은 아니지만, 이 보고서는 최근 동향까지 담고 있으며, 국가별 비교...
-
중국 DeepSeek 돌풍 이후 수많은 기사와 논평, 그리고 보고서가 발간됐다. 그 가운데 비교적 최근 나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DeepSeek의 AI 모델과 반도체산업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말 그대로 중대 사...
-
딥시크라는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가 세계 금융시장과 AI 업계 전체를 흔들어놓았지만, 올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화두는 단연 에이전트형 AI다. 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AI 에이전트(AI agent), 혹은 에이전트형 AI(agentic AI) ...
-
글로벌 IT·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주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2025년을 기점으로 상용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리라는 전망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CES 2025 전시회 기간 엔비디아는 휴머노이...
-
과거에도 한국은행은 연구 보고서 형태로 큰 주제에 관한 알찬 정보를 많이 제시해 왔는데, 최근 들어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연구 보고서만큼 무겁지 않으면서도 경제 주체들이 눈여겨봐야 할 주제들에 관한 이해를 도와줄 만한 글을 자주 발간하고 있다...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AI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한국은행
블록체인
가상화폐
국제금융센터
환율
원자재
외교
암호화페
인공지능
북한
외환
반도체
중국
미국
인구
한은
생성형AI
증시
논평
에너지
자본시장연구원
정치
하이투자증권
금리
코로나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산업연구원
중동
한국금융연구원
채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국회입법조사처
자동차
칼럼
AI반도체
ICO
인플레이션
한국
IBK투자증권
KIEP
로봇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전기차
지정학
BIS
KIET
NIA
TheKoreaHerald
로봇산업
분쟁
브렉시트
트럼프
현대경제연구원
CRE
IITP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중앙은행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iM증권
경제학
고용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금
금융
기후변화
달러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씨티그룹
아르헨티나
에이전트AI
엔
연금
외환시장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휴머노이드
AGI
BOK
Bernanke
CBDC
CEPR
CES2025
DRAM
DeepSeek
ESG
FT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ARS
NIPA
NIST
NYSBA
ODA
RSU
SNS
WEF
Z세대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기준금리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산업용로봇
삼프로TV
석유화학
세계경제포럼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에그플레이션
에이전트형AI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자율주행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금융연구소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