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증권 보고서 내용 중 주요 부분이다.)
7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FOMC 위원들은 성명을 통해서 ‘경제 활동이 최근 수개월 동안 완만하게(moderately) 확장되고 있으며, 노동시장에서는 견조한(solid) 일자리 증가가 나타나고 실업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전보다 경기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강화한 것으로 올해 안에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다 강한 어조로 피력했다. 다만 고용시장에서 약간의 추가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즉, 최근 유가 하락과 강달러 현상이 올해 초와 같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따라 금리인상 시점이 9월이냐, 12월이냐 정도의 선택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은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일까? 금리인상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하기 전에, 왜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려 하는지 먼저 고민해보면 새로운 투자 전략이 나올 것이다.
미국 Fed가 올해 9월이나 12월에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시기가 아예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비둘기적 성향의 FOMC 위원들은 금리인상 시점을 늦춰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FOMC위원 중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Fed총재는 최근까지도 내년 중순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유럽과 중국, 신흥시장의 리스크가 남아있고, 미국 경제상황 역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역시 미국 1분기 경기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지금쯤은 벌써 소비지출 반등이 일어났을 것이라면서, 2분기가 끝났지만 그런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실제로 경제데이터를 보면 과거 금리인상이 시작되었던 시점에 비해, 현재 경기회복 수준은 매우 미약하다. 실업률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데이터가 과거 첫 금리인상이 단행되었던 시기에 비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부진한 실물 경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FOMC위원들과 Fed 가 금리를 인상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1980년 이후 과거 첫 금리인상이 단행되었던 때의 경제 데이터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실업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데이터가 과거 첫 금리인상이 단행되었던 시기에 비해 현저하게 부진한(낮은) 수준이다.
낮은 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이나 버블을 양산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화폐 발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가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당시 독일은 전쟁배상금 지불 등의 이유로 마르크화를 지나치게 많이 발행했고, 이것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만들었다. 제로금리와 QE정책이 발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를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 인플레는커녕 여전히 디플레 공포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돈이 실물시장으로 들어가면 인플레이션이 생기지만, 실물이 아닌 금융시장으로 드어가면 버블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대 초반 그린스펀 버블인데, 지나치게 낮은 금리(테일러룰보다 낮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는 주택버블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추후에 다시 분석하겠지만, 현재 제로금리와 QE를 통해 풀린 막대한 자금은 실물시장으론 거의 들어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다르다. 금융자산 중 규모가 가장 큰 위험자산인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을 살펴보자.
먼저 주택시장이다. 위의 차트는 물가를 감안한 ‘실질 주택 가격’을 그린 것이다. 주택도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재화의 하나라면, 장기적으로는 물가 궤적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데 2000년 들어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데, 모기지 사태를 불러온 주택 버블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최근 움직임이다. 금융위기로 주택시장의 버블은 상당히 경감되었으나, 장기 차트로 봤을 때 조정이 충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최근 주택가격 반등 폭도 상당히 가파르다. 더 이상한 것은 주택 실수요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미국 국민의 자가보유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최저이다. 이런 현상은 QE를 시행했던 영국에서도 나타난다.
주식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택의 예와 같이 2009년 금융위기로 주가가 붕괴되며 상당부분 버블이 해소되었지만, PER 바닥의 수준은 과거에 비해 너무 높다. 2009년 저점인 13.3배는 과거 135년간의 평균인 16.6배와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지금 미국증시의 PER은 27.1배로 대공황(1929년)과 IT 버블(2000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펀더멘탈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경제와 기업이익을 생각하면 PER은 지나치게 높아 보인다. 게다가 미국 연기금과 가계 주식자산 비중은 아직도 매우 낮다. 이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주식매입에 나서지도 않았다는 뜻이다.
현재 실물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반대로 금융시장은 너무나 뜨겁다. 위험자산인 주택/주식 시장이 이 정도로 뜨거운데, 동시에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도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시장 모든 자산들이 뜨겁다(원자재/이머징자산은 하락하고 있지만, 전체 금융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규모는 매우 작다). 연준도 버블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일부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분석해보면 상당히 과도해 보인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바이오테크 업종에 속한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가 그렇다” – 옐런, 2014년 7월 상원 청문회 발언
“일부 자산에서 위험을 감수하려는(risk-taking) 투자자들의 모습이 늘어나는 신호가 있다. 일부 업종은 향후 추정 이익대비 주가 비율이 역사적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 Fed,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
결론적으로 Fed 의 금리인상은 단순한 경기반영보다는, 버블 확대를 우려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럼 버블을 피해야 할 때일까? 그렇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은 버블을 피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버블을 즐겨야 할 때이다. 옐런의 말대로 아직 버블이 심각한 단계는 아니며, 오히려 향후 경제가 좋아지면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더 크기 대문이다. 물론 버블을 사전에 막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부진한 경제 상황을 봤을 때, 버블을 잡기 위해 강한 긴축을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Fed가 원하는 것은 경제를 성장할 수 있게 부양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되, 버블이 너무 빨리 커지는 것을 제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Fed가 이런 전략이 가지고 있다면, 투자자들도 이를 이용하여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때때로 버블을 억제하기 위한 Fed의 액션으로 시장의 흔들림은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버블은 다시 조심씩 커갈 것이다. 지금과 같이 거친 단기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힘든 일이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도 선진국 증시/부동산 그리고 바이오/소셜네트워크 등 기술주 등 버블이 유입되는 징후가 보이는 자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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