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
기 (起承轉結): 한국증시의 펀더멘탈 체크
미중 무역분쟁이 재부각되면서 증시는 기간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향후 패닉셀링을 동반한 급락세도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기간조정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이다. 다만 지금 공포의 깊이를 논하는 것이 단기성과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지금은 펀더멘탈을 체크하면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 연말까지 성과를 극대화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자료에서는 ‘무역분쟁’ 이라는 이슈를 제외하고 본 한국증시의 펀더멘탈 상황과 전망을 살펴보겠다.
2018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197조에 달했으나, 2019년엔 150조원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이익 하향은 반도체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증시의 시총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18년 (73조원)대비 반토막이 더 날 것으로 (34조원) 전망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 운송, 유통, 증권 등이다.
결국 한국증시 이익의 반등 여부는 ‘반도체’가 열쇠를 쥐고 있다. 그렇다면 반도체의 이익 하향은 마무리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어떤 스타일의 업종을 고르는 것이 하반기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간단히 살펴보자.
승 (起承轉結):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반도체
반도체와 같이 기술발전이 있는 산업은 수요도 중요하지만 공급 분석도 매우 중요하다. 2004년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는 낸드 플래시 초호황기였는데, 불행히도 슈퍼 사이클은 2004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수요 때문이 아니었다. 플래시 메모리 수요는 15년 후인 지금까지 감소해본 적이 없다. 진짜 문제는 공급이었다. 공정기술 개발 등으로 공급과잉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탑다운에서 봤을 때, 다운 사이클의 후반부로 향하고 있으나, 공급/수요측면 모두에서 아직 추세적 반등에 대한 단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먼저 수요 측면을 살펴보자. ‘글로벌 데이터센터 공룡들’의 투자는 올 1분기에 예상외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예견되던 것인데, ‘리스탁킹 사이클’을 나타내는 매크로 데이터인 ‘핵심자본재 주문’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졌을 때, 기업들은 투자를 억제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2011~12년 ‘유로존사태+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4~15년 ‘유가급락과 투자중지’, 2018~19년 ‘미중 무역분쟁’ 등이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의 재부각은 기업 투자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전 (起承轉結): 추가 리스크, 불확실하지만 가깝다
공급측면에서도 감산이 아직 본격화되었다는 단서를 찾기는 어렵다. 그 증거는 재고이다. 감산이 충분했다면 재고가 줄어야 맞다. 그런데 1분기 SK하이닉스 재고자산은 15%QoQ 증가했다. 이는 본격적인 감산이 없었거나, 있었다 하더라도 매출 둔화 속도에 비해 매우 느렸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반도체 ‘다운 사이클’에서 ‘감산’ 언급은 자주 있었지만, 실제로는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한 이후에나 주가 바닥 사이클이 나타났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재고 증가의 핵심 원인이 ‘제품’ 재고의 증가 (+50%QoQ)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은 거의 완성된 제품이다. 왜 완성 단계의 제품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일까? 1년 전만해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뭔가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문제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아직 반도체 업황의 반등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운 사이클이 후반부를 향하고 있다는 몇몇 증거가 포착된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 데이터센터 공룡들의 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과거를 보면 역설적으로 투자를 줄일 때가 오히려 가장 어두울 때였던 것을 알 수 있다 (4Q11, 4Q15). 재고를 보면 곧 공급측면의 조치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 재고자산은 5조원이 넘었는데, 분기 매출액의 70%를 넘는 전무후무한 과잉 재고이다. 기업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계속 끌고가기는 어렵다. 곧 이는 역설적으로 하반기에 공급측면에서의 생산 조절이 있을 가능성을 높인다. 공급 조절에 의한 재고 감소는 과거 반도체 주가가 바닥 국면이 멀지 않음을 나타내는 신호였던 적이 많다.
결 (起承轉結): 지금이 최악이라는 것은 곧 가장 싸다는 것
결론적으로 아직은 반도체업종 이익이 증가세로 반전하길 기대하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다만 다운 사이클은 후반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하반기를 바닥으로 내년도에 대한 기대감은 가질 수 있다.
다른 업종들은 이익측면에서 반도체에 비해 사정이 좀 낫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익을 주도할만한 업종도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의 심각함은 매출액에서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주가지수의 힘 있는 랠리를 위해서는 이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매출액이다. 시장은 이익률만 높아지며 이익이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높은 밸류를 부여하지 않는다 (ex. 2018년 반도체). 반대로 2004~07년의 경우를 보면, 상장 기업 이익이 무려 3년간 제자리걸음을 헀음에도, 기업 매출액이 증가하자 시장은 이에 밸류를 부여하며 주가 랠리를 보였던 바가 있다.
그런데 코스피 상장기업 매출액은 2012년 차화정 랠리가 끝난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이익이 급증했던 2017~18년에도 이익률만 크게 증가했을 뿐, 매출액 증가는 미미했다. 이와 같은 펀더멘탈 하에서는 증시가 힘 있는 랠리를 보이기 힘들다. 그나마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 달러약세/원화강세인데, 무역분쟁이 재부각되면서 이마저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중 무역합의에 따른 중국의 시장 개방은 중국/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들에 매출액 증가를 불러올 수 있는 강력한 이벤트이다. 게다가 미국의 사이클이 강세일 때는 IT를 중심으로 이익은 증가하나, 달러 강세가 나타나며 밸류에이션 반등은 제한된다. 하지만 중국의 사이클이 강할 때는 중국향 기업들의 매출 증가와 더불어 달러약세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의 타결까지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장에서는 반드시 이기는 업종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익이나 매출이 뻗어나가는 종목을 찾기 힘들다면, 반대로 최악을 벗어나는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B증권은 5월 추천업종으로 이와 같은 컨셉을 적용하여 자동차, 은행, 소프트웨어 등을 추천한 바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답을 찾기 전까지는 이익률이 바닥을 찍을 수 있는 ‘최악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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