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성향을 분류할 때 conservative는 '보수'로, liberal은 '진보'로 흔히 구분한다. 하지만, 정치ㆍ윤리학에서 liberalism은 '자유주의' 혹은 '자유민주주의'로 표기한다. 인류는 지난 2차대전 이후 80년간 이러한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약 3세대에 걸쳐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거의 모든 지역의 대표적인 정치 질서를 이루다 보니 대부분 다른 체제는 열등한 것으로 여기거나 체감을 못 하는 경향이 있다.
공산주의 체제와 권위주의 독재체제가 일부 지역에서 지배하고 있으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대부분 지역에서 장기간 절대우위를 차지하다 보니 우리 기억에는 마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늘 있었던 것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80년이라면 3세대가 넘는 시간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세대에 속하는 대부분의 현대인의 기억 속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