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수단도 다르고 법정 목표도 다르고 관행도 서로 다르다. 한국의 경우만 해도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주목적으로 하면서도 '금융안정에 유의'하라고 법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한국 경제는 역사도 짧고 빠른 성장 일변도를 걸었기에 '인플레이션 안정'의 의미를 '인플레이션 억제'의 의미로 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안정'이라는 말은 양방향 모두 해당한다. 즉, 변동폭이 크지 않아야 하며 적정 수준을 위든 아래든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이라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은 인플레이션이 낮으면 좋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현대자본주의에서 인플레이션보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더 문제가 크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한편, 미국의 경우 통화정책의 목표는 '최대 고용, 물가 안정, 그리고 적정 장기금리'로 돼 있다. 한국과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다른 주요국도 통화정책의 목표는 '물가 안정'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가능한 높은 경제 성장을 추구한다. 물가를 '억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요인으로 급등한 인플레이션 억제에 모두 치중해 왔으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완전히 벗어난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각국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국제금융센터에서 발간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