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헤게모니 다툼이 지속되고 심화하면서 일각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일시에 미국 국채를 매도하거나, 일시에 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상당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도함으로써 미국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최근 공식 지표에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금액 기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심심치 않게 제기된다. 이에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관련 지표의 특징을 설명하고 앞에 소개한 중국의 미국 채권 대량 매도 가능성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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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연준 과잉긴축 가능성 논의의 요점은 '실기' 여부보다 '관성'이 중요
세계 주요국 통화정책은 다른 경제정책보다 모든 경제주체들에 거의 무차별적 영향을 미치는 데다가 금융시장을 통해 다른 가격변수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중앙은행들은 최대한 신중하게 정책 결정을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항상 '실기'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너무 늦게 움직였다'는 뜻이리라.
아무리 정보의 흐름이 과거보다 빨라졌다고는 해도 경제 활동을 집계하고 분석해서 함축적인 시사점까지 도출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으로서는 어떤 추세가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려봐야 하는 문제도 있다. 중앙은행을 두둔하자면 결국 실기할 수밖에 없는 속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왜 그런지 잘 설명하는 보고서가 KB증권에서 발간돼 소개한다. 『통화정책의 관성과 과잉긴축』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저자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이렇듯 실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의 이면에는 한 번 방향을 잡으면 방향을 바꾸기까지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관성'을 지적한다. 결국 내년에도 미국 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이런 통화정책의 '관성'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 7개월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2021년 8월)한 한국은행의 혜안이 돋보이지만, 당시 한국은 주택가격 폭등과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는 사정을 덧붙이고자 한다. 즉,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빠르게 높아지고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뒤따라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리라고 예상하기도 했겠지만, 한국은행도 사실상 코로나19 사태로 '실기'한 측면까지 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
내년 1.9% 성장, 금리인하 하반기 돼야 - KB증권
※ KB증권의 『2024년 매크로 연간전망』 보고서 중 성장률 및 한국은행 금리정책 전망 관련 부분.
한국: 내수 둔화 및 수출 회복으로 23년과 상반된 흐름 예상
한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은 전년비 1.9%로, 2023년(+1.3% 전망)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던 민간소비는, 고금리와 고용 둔화, 그리고 높은 기저의 영향으로 증가율 둔화가 불가피할 듯하다. 하지만 반대로 해외수요는 개선돼, 수출 회복이 이를 상쇄하며 성장률 상승을 이끌 것이다. 2023년 수출이 자동차, 기계 등의 호조에도 가장 덩치가 큰 반도체 수출의 부진으로 역대급 느린 회복세를 전개했다면, 2024년에는 반도체 중심의 IT 업황 및 중국 경기 반등으로 개선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질 전망이다.
한편 내수 둔화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는 않을 듯하다. 수출 개선으로 성장률은 잠재 성장률 수준에 가까울 전망이고 가계 부채의 부담도 있어, 재빨리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다. 2021년 이후 대출금리와 가계대출 총액 사이의 관계를 보면, 금리가 오를 때 대출 총액이 주춤하다가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이 다시 늘어나는 반비례 관계가 나타난다. 물가 역시 전년비 3%대에 머무를 상반기보다는, 2%대로 하락하는 하반기 중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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