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8

(小考) 가구당 인원수 감소와 가계소득 통계

(※ 사견임)

통계는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비교하고 분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통계가 없다면 단 두 사람 사이에도 경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다. 서로 다른 얘기를 끝없이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는 그 특성과 제약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악의적으로 통계의 특성과 제약을 감추거나 왜곡한다면 통계는 흉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나쁜 의도가 아니더라도 통계의 특성과 제약에 항상 관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최근 한국 가계 구조의 급속한 변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 한국에서는 1인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가구원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다른 특성도 많겠지만 가구원 수 감소는 가장 눈에 띄며 한국의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거시경제 통계는 아직 이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가 통계라는 것이 물론 변화하는 사회상을 곧바로 반영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소한 통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도 이런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아직 이런 변화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통계의 제약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가구원 수 변화 양상과 함께 이런 변화를 감안할 때 기존 통계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몇 가지 시도를 해 보았다.
(한국 가계의 가구당 인원 수 비중 변화를 5년마다 실제 조사를 통해 분석한 자료다. 1인가구와 2인가구는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3인가구 비중은 이 기간 중 전체 가구 가운데 20% 약간 넘는 수준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4인가구 비중이 매우 급속히 줄고 있다. 5인이상 가구의 비중 역시 가파르게 줄고 있다.)
(그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는 2006년 2.99명이었으나 2013년 2.78명까지 꾸준히 줄어 왔으며, 이후 감소 추세는 더욱 가팔라져 2016년 1~3분기까지 평균 2.59명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제 관련 언론 기사를 보면 4인가족 기준으로 얘기할 때가 많다.)
(최근 소비 부진에 대해 보통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정체 상태며 심지어 올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하는 말을 듣는다. 실제 통계청 가계소득 통계를 보면 실질 가처분소득은 2012년 3.5%나 증가했으나 2013, 2014, 2015 등 3년간 0%대로 증가율이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올해 1~3분기 평균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0.8%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가구당 인원 수 변화가 급격하다는 점을 감안한 분석은 보기 힘들다. 즉, 1~2인가구가 늘고 4인 이상 가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반영해야 할 것인지 확실치 않다. 다만 가구당 인원수가 줄면 같은 소득을 가지고 소비를 더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가구당 인원수로 나누어 1인당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구했더니 증가율은 훨씬 높았다.)  
(실제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상 가계 가처분소득 변화 추이를 보아도 통계청의 가구당 가처분소득 통계보다는 견조한 증가율을 보인다. 이 그림은 가처분소득의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을 전국 인구 수로 나눈 다음 증가율을 구하고 여기에서 소비디플레이터 증가율을 차감한 것이다. 즉 인구 변화와 인플레이션율 변화를 제거한 수치다. 결국 소득이 엄청나게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감소하는 것도 아니다.)
(가계소득 증가율이 과거보다 낮고 또 매우 높지 않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 부진을 소득 증가율 하락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가구원수 변화와 관계 없이 평균소비성향이 2011년부터 급격히 하락하는 것이 일단 소비 부진의 가장 주된 요인이다. 엄밀히 말하면 "요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비성향이 떨어지는 것은 하나의 현상이며 그 현상 뒤에 있는 이유가 실제 "요인"이기 때문이다. 미래 인구 정체 및 감소에 대한 불안감, 한국 경제의 장기적 미래에 대한 불안감,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한국 사회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 등 각종 불안감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소비보다 저축을 더 하고 있다. 결국 미래에 대해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국가적으로 대비책을 제시해준다면 소비성향의 추가 하락은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알림: 위 그림들은 1~2인 가구 수가 빠르게 늘고 4인 이상 가구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통계를 가지고 다른 기존 통계를 이렇게 저렇게 바꿔 본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므로 통계를 마음대로 이렇게 간단하게 재가공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를 기존 통계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시도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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