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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考) 긴급 점검: 원화 환율 걱정할 수준인가? 관련 통계 자료 정리

최근 환율 급등이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1375.5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22년 11월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12일 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78.0원(MID)에 최종 호가돼 서울 현물환시장 종가보다 더 올랐다(출처: 연합인포맥스).

시장에서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 이후 14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내놓은 성명과 이창용 총재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비둘기파적 자세를 드러냈다는 것을 환율 상승의 한 가지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이전이라도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출처: 연합인포맥스).

최근 환율 상승 추세에 대해 이 총재와 경제정책 당국, 전문가들 모두 원화 여건이 크게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대체로 달러 강세가 주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즉, 미국 경제가 초강도 긴축 정책에도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여 금리 인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으며, 중동 지역 정정 불안과 유가 급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에 달러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흔히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탈 지표들을 점검해 보기 위해 자료를 모아봤다. 본 블로그에서 공유하는 자료는 국제결제은행(BIS), 한국은행, 그리고 investing.com에서 제공한 통계를 바탕으로 필자가 재계산한 것들이다:
  • G20 회원국 명목환율 추이
  • G20 회원국 실질실효환율(REER) 추이
  • 한국 외화국채 5년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추이(2008년~)
  • 한국 외화국채 5년물 CDS 프리미엄 추이(2011년~)
  • 한국 외화국채 5년물 CDS 프리미엄 추이(2018년~)
  • 한국 단기외채와 외환보유액 추이
  • 한국 단기외채, 단기대외채, 단기순대외채권 추이
  • 한국 총대외자금조달필요액(GEFR)과 외환보유액

이 그림은 G20 회원국 통화의 달러 대비 명목 가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말 이후 얼마나 변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BIS 월별 평균 기준으로 2019년 4분기 평균과 올해 1분기 평균을 비교했다. 그림에서 보듯이 원화는 이 기간에 약 12% 절하해서 비교 대상국보다 양호한 편이다. 멕시코 페소화는 유일하게 절상했다.

그림에서 보듯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 통화가 달러에 비해 절하한 것은 명목 환율상 달러 강세가 이 기간 주요국 통화 절하의 배경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화는 고정환율이어서 변동이 없었으며, 튀르키예 리라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거의 모든 가치를 잃어 퍼센트로 나타내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이 그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G20 회원국 통화의 실질실효환율(REER) 가치 변화를 비교한 것이다. REER로 비교해 본 결과 이 기간 중 멕시코, 아르헨티나, 미국,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유로존 통화 가치가 상승했으며 나머지 국가 통화 가치는 하락했다. 원화의 REER 가치도 하락한 국가에 속했으나 낙폭은 4% 미만으로 양호한 편이다.




이 석 장의 그림은 한국 외화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 변화 추이를 보여 주는 동일한 통계를 2008년 이후, 2011년 이후, 2018년 이후 등 기간을 달리 해서 비교해 보기 위해 만들었다. 그림에서 보듯 한국 CDS 스프레드는 39bp 수준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430bp를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상태다.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 테이퍼 발작 당시와 비교해도 현재 한국 CDS 스프레드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다만, 가장 최근 급등했었던 레고랜드 PF 대출 부도 위기 때와 비교해도 여전히 낮지만, 최근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다음으로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털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단기외채와 외환보유액 추이를 살펴보는 그림을 만들어 보았다. 단기외채는 통상 1년 내 상환해야 할 부채여서 외환보유액이 충분치 않으면 언제든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어서 관심 지표다. 그림에서 보듯 연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작년 말 4201억달러로 2년 전 4631억달러보다 줄었으나 세계 상위 10개국에 속할 정도로 부족함이 없다.

반면, 외환보유액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단기외채 잔액은 작년 말 1362억달러로 외환보유액의 1/3에 그칠 정도로 작다. 단기외채 변동 추이도 그림에서 보듯이 대체로 안정적이다. 한국은 외환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단기외채 규모를 관리하기 위한 각종 안정성 규제를 시행 중이며 국제적으로도 큰 신뢰를 받고 있다.


이 그림은 한국의 단기외채와 단기대외채권, 그리고 그 차액인 단기순대외채권 잔액을 연말 단위로 비교해 나타낸 것이다. 한국의 단기외채가 비교적 큰 상승이나 하락 없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단기대외채권이 매년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그 차액인 단기순대외채권액은 대체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그 상승세는 2018년부터 둔화해 대체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은 일각에서 언급되는 총대외자금조달필요액(GEFR) 추이를 외환보유액과 비교해 본 것이다. GEFR이란 주로 부채가 많고 경상수지가 만성적으로 적자를 기록 중인 신흥국들의 대외지불능력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개념으로, 단기외채와 경상수지 적자를 더한 금액이다. 한국은 1997년을 마지막으로 매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 중이어서 GEFR을 걱정할 대상은 아니다.

더구나 2012년부터는 매년 20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23년 말 기준 GEFR의 4.2배로 1배 미만이 수두룩한 취약한 신흥국과 비교하면 양호한 모습이다. 이 배수는 2020년 5.3배, 2021년 5.8배, 2022년 3.0배로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에서 여러 지표로 살펴봤듯이, 최근 원화의 명목 환율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다분히 달러화 강세에 기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최근 수출이 회복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과거처럼 수출 기업들은 수출 대금을 국내로 들여오기보다는 다시 해외 지불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 상태에 있는 가운데 내국인들의 여유자금은 계속 늘고 있어서 이 자금이 미국 금융시장에 투자되고 있는 것도 달러/원 환율의 하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언급할 정도로 가치 있는 혁신을 이룩하거나 그럴 조짐을 확보하기 전까지 원화 가치의 급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스러운 느낌을 갖는다.

다만, 모든 자산가격이 그렇듯이, 환율 급변동에 대해서는 당국이 직접적인 대응과 시장과의 소통 등 수단을 동원해 불안감을 관리할 필요는 있다고 하겠다.

▶ 총대외자금조달필요액(GEFR)에 관한 과거 글: ⇒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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