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대부분의 한국인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다음날 업무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다음날인 2008년 9월 16일, 주말을 포함해 4일 만에 개장한 서울 주식시장 코스피는 하루 만에 6.1%나 폭락했다.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6조원이 날아간 것이다. 이렇게 이른바 글로벌금융위기(GFC)가 본격화했고 전 세계 경제는 이후 20세기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시련기로 접어들게 됐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책 당국자들은 자칫 1세기 만에 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일단 정책 당국의 대응은 1세기 전 대공황 때보다는 적극적이었다. 마침 위기의 근원지이자 세계 최강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공교롭게도 대공황 및 이후 정책 대응을 깊이 연구한 전문가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정공법에 연연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과감한 대응책을 시행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