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현재 우리경제는 국내·외적으로, 그리고 정치·경제적으로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음. 이러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가계, 기업, 금융회사의 심리적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경제가 위축되면 정부는 적극적인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하는 유인을 갖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경제정책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 정책당국이 경제의 교란요인 및 정책 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함.
■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2016년 11월에 큰 폭으로 하락함.
- 2016년 하반기 이후 4개월 연속 완만하게 상승하던 소비자심리지수가 11월중 95.8포인트로 크게 하락하여 2009년 4월(94.2포인트) 이후 최저치를 기록함.
- 전월차를 보면 2016년 11월은 10월대비 6.1포인트 만큼 하락하여, 금융위기 기간인 2008년 10월 11.5포인트 하락과 유럽재정위기 기간인 2011년 3월 10.1포인트 하락을 제외하고는 최대 낙폭을 기록함.
■ 2016년 11월중 소비자심리지수의 급락은 지난 2∼3개월간 국내외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증폭된 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됨.
- 지난 9월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법해석상의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었으며, 10월 중순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이후 12월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가결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아짐.
- 특히 11월 8일 미 대선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나면서 새로운 미 행정부의 거시정책, 산업정책, 무역정책 등의 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임.
- 가계의 경우 불확실성이 증대되면 예기치 않은 소득감소로 인한 소비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소비를 줄이고 예비적인 목적의 저축을 증가시킴.
- 기업도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노동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신규채용보다는 기존 근로자의 초과근로를,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채용을, 임금인상보다는 내부유보를 선호하고, 투자를 이연시키면서 관망하는 경향을 보임.
- 한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자금공급자는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금수요자의 자금조달비용을 상승시키고,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보수적으로 변화되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의 위축이 발생함.
- 경제내의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태에서는 어떤 종류의 충격이 어느 정도의 크기로 발생했는지만 파악한다고 해서 적절한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님.
-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경제의 실제적인 작동 메커니즘이 불확실성이 없는 상태와는 다를 수 있으며, 또한 경제주체들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정책과 경제상황에 대한 기대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정부정책이 경제주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형성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정책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
- Blinder(1997)에 의해 Brainard 보수주의(Brainard Conservatism)라 불리는 동 제안에 따르면 경제내 승법적인 불확실성(multiplicative uncertainty)이 존재한 상태에서는 정책효과가 불확실성이 없는 상태에서의 정책효과와 다를 수 있음.
- 승법적인 불확실성은 가법적인 불확실성(additive uncertainty)과는 대비되는 용어로, 정책당국자가 경제구조(model), 모수(parameter), 또는 자료(data)를 불확실하게 알고 있는 상황을 가리킴.
- 과거 미연준의 금리인상과 브렉시트 사례처럼 대외충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으나, 미국 정부정책의 변화로 글로벌 교역 및 금융시장 환경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외 불확실성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
- 또한 국내 정치 불안도 조만간 진정될 수도 있으나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음.
- 이러한 상황하에서 추경 또는 기준금리 변경과 같은 거시경제정책은 불확실성의 원천과 지속기간, 경제주체들의 기대형성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신중하게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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