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2일 차수 최룡해를 특사로 중국에 파견했다. 이번 특사단 방문의 주 목적이 무엇인지 북한은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희망해 왔다는 보도가 오래 전부터 나온 터라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기사:
North Korea sends top Kim Jong-un aide to Beijing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또 이달 초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도발로 대화나 양보를 얻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별도로 특사를 평양에 보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 특사의 중국 방문은 6개국 가운데 5개국이 모종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만일 이번 특사단 방문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최근 몇 개월째 고조돼 있던 한반도의 긴장을 종식 내지 완화하는 상황을 마련할 경우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도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올해 초 남북 긴장 고조로 한국 당국은 엔저에 대한 별도의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도 원화의 절상을 피할 수 있는 희한한 상황을 경험했다.
서울 주식시장 역시 뱅가드 펀드의 지수재조정에 따른 매물 출회와 남북 긴장, 그리고 엔저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 등의 복합적인 재료로 상승 다운 상승을 시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뱅가드 펀드의 매물 소화가 거의 마무리되고 엔화 절하 추세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긴장도 완화된다면 서울 주식시장도 늦었지만 상승 국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문제는 원화 절상이 될 것이다. 당국은 그 동안 단기 외채 억제를 위한 이른바 3중 장치를 기반으로 급격한 외국 자본 유출입에 대응하되 이를 원화 절상 억제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원화가 현 수준에서 달러화에 대해 절상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당국으로서도 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원화의 특정 수준에 대한 방어는 하지 않을 것이며 내수산업 육성과 인플레이션 안정을 강조함으로써 펀더멘털에 따른 원화 절상은 어느 정도 용인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원화 강세 자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국내 언론을 비롯한 수출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다시금 정치적 압력이 가해질 것이다.
만일 박근혜 정부가 이러한 압력에 굴해 다시금 원화 절상에 맞서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한다면 국내외적으로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새로운 의구심이 들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단기자금 유입에 따른 투기적 원화 절상을 용인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내수산업과 국내 일자리 창출에 더욱 정책을 집중하는 일관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