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는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관한 진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관한 논의를 하는데 있어서 기준이 되는 만큼 정확하고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통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다른 많은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제 통계도 정확성은 물론이고 신뢰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미국 노동통계국(BL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월간 고용보고서에서 이전 지표를 대대적으로 수정해 발표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BLS 국장을 전격 해임하면서 향후 통계의 신뢰성 문제 뿐 아니라 최근 미국 통계 품질에 관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이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해 여기에 주요 부분을 소개한다. 보고서 전문은 국제금융센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이슈] 7월 고용보고서의 대규모 수정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노동통계국(BLS, Bureau of Labor Statistics) 국장을 해임하면서 경제통계의 품질과 신뢰성 훼손 우려가 확산
○ BLS는 8.1일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에서 5~6월 고용을 이전 발표치 대비 25.8만명 하향수정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BLS의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전격 해임
- BLS는 미국의 대표적 통계기관이며, BLS가 산출하는 고용·물가 통계는 가계·기업뿐 아니라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도 핵심적으로 의존하는 경제지표
-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BLS의 ‘통계 조작’ 의혹은 근거가 없더라도, 이번 수정폭은 노동시장에 대한 연준의 판단과 정책 결정을 바꿀 수 있었을 만큼 중대
○ 미국의 경제통계는 오랫동안 모범 기준(gold standard)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계속된 품질저하 문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신뢰성 훼손 우려가 부각
- 팬데믹 이후 고용지표의 수정 폭이 팬데믹 전보다 훨씬 커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최근까지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
- 7월 중 진행된 로이터 설문에서 경제학자 100명 중 89명은 미국의 공식 경제지표 품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그 중 41명은 “매우 우려한다”고 응답
[시사점] 미국 경제통계 품질 저하와 정치적 개입에 따른 신뢰 훼손은 시장을 왜곡하고 정책 판단을 어렵게 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관련 동향과 파급 영향에 유의할 필요
○ 경제통계의 품질과 신뢰가 약화되면 투자자들과 정책 당국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하고, 이에 따른 비용과 불확실성을 초래
- 연준은 ‘데이터 의존적 정책 결정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경제지표의 품질과 신뢰성에 대한 의심이 커질수록 정책 판단이 어려워지고 효과도 제약될 소지
- 최신 지표에만 주목하는 투자자들의 편향(recent bias)은 부정확한 지표에 의존하여 투자 결정을 내리게 하고, 이는 불필요한 과민 반응과 가격 왜곡을 초래
○ 에리카 그로션 전 BLS 국장은 새 국장이 BLS 통계에 정당 편향을 주입하거나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그리스·아르헨티나 등에서 통계 수장의 정치적 해임이 결국 인플레와 경기침체로 이어졌다고 경고
- BLS 국장 해임 조치가 기관의 신뢰를 높일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시장이 CPI를 비롯하여 미 거시지표의 신뢰성을 의심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JPMorg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