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발전과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해 방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해지며,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국가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도 IT 데이터센터라는 시설은 있었으나, AI용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 고성능 AI 전용 하드웨어와 초저지연 네트워크, 첨단 냉각 및 전력 관리 시스템을 통합하여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고밀도 컴퓨팅 인프라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뜻한다.
Microsoft, Google, Amazon 등 빅테크는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주요국은 에너지·규제 대응을 핵심으로 AI 인프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을 통해 고성능 컴퓨팅 체계를 확충해 간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운영(냉각·전력·반도체), 에너지·환경(전력 소비·탄소·수자원), 보안·거버넌스(데이터 주권·경쟁제한) 등의 복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서는 『AI 데이터센터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특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내가 최근 본 관련 보고서 가운데 가장 최근 동향까지 정리했으며 가장 방대한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다. 본 블로그에서는 그 중 일부인 "AI 데이터센터 관련 국가별 정책 동향" 부분을 요약해 소개한다. AI 데이터센터에 관한 종합적인 최근 동향은 물론 정책적 시사점까지 알아보려면 이 보고서를 꼭 볼 것을 권한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국가별 정책 동향
1) 미국
⭘ 미국은 AI 인프라 경쟁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연방 차원의 다각적인 정책 추진
- 2022년 제정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이어 AI 연구 및 인프라 투자 확대를 지속하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국가 안보와 경제 경쟁력 강화의 핵심 과제로 인식
- 2025년 1월, 바이든 전 대통령은 퇴임 전 ‘AI 행정명령(Advancing United States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 Infrastructure)’을 발표하여 국방부, 에너지부 등 연방 부지를 민간에 임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및 친환경 에너지 시설 구축 촉진
-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15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에너지 및 혁신 정상회의(Energy and Innovation Summit)에서 미국의 AI 및 에너지 분야 세계적 리더십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
-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23일,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미국 AI 행동계획(Winning the AI Race: America's AI Action Plan)’을 공개
⭘ 연방정부 주요 기관들은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필수적인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에너지 인프라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 에너지부(DOE)는 AI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 및 에너지 효율화 연구에 집중하며, 2023년 5월에는 데이터 센터용 고성능 에너지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 개발을 위한 15개 프로젝트에 약 3년간 4천만 달러의 자금 지원 계획 발표
- 국립과학재단(NSF)은 AI 인프라 및 연구시설에 대한 보조금과 지원을 제공하며, 학계와 산업계 협력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혁신 촉진
-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 AI 서비스 구축 및 차세대 컴퓨팅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 혁신 가속화
- 텍사스, 버지니아, 오하이오 등 주요 주정부는 토지 무상 또는 저가 제공, 지방세 감면, 전력 인프라 보조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적극 장려
- 각 주는 지역별 에너지 인프라 특성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계획과 연계하여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자립성과 탄소중립 실현 도모
2) 중국
⭘ 중국은 정부 주도로 인공지능 산업 육성 전략을 추진하며, 전국 단위의 통합 연산 네트워크 구축과 데이터센터 연산 자원 공유 계획을 추진
- 미·중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중국의 AI 산업 정책은 자립화와 전략적 경쟁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재편
- 중국 AI 산업은 국가 주도의 전력 인프라 확장과 대규모 컴퓨팅 허브에 재생에너지 전략적 배치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에너지적 이점을 확보
- Strider Technologies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반까지 250개 이상의 AI 데이터센터가 중국 내 완공되었거나 건설 중인 상황
- '중국제조 2025' 및 '14차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반도체를 핵심 기술로 지정하고,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을 위해 SMIC(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등 자국 주요 반도체 기업 지원을 통해 외국산 장비의 국산 대체 확대 추진
- AI와 고성능 연산에 필수적인 GPU와 NPU 등 고급 칩 개발을 통해 미국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자립적 반도체 공급망 구축 가속화
- 2025년 1월, 중국의 SCMP(South China Morning Post)는 미국 무역 통제 강화 속에서 중국은 600억 위안(약 82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고 보도
- 특히, 서부 내륙의 신장, 칭하이, 구이저우 지역은 풍부한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와 낮은 기온 덕분에 냉각 비용 절감에 유리한 환경 보유
-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문제는 중국 정부의 국가 에너지 정책과 긴밀히 연계되어 관리
3) 영국
⭘ 영국 정부는 2024년 9월 데이터 센터를 ‘국가 주요 인프라(Critical National Infrastructure)’로 지정
- 영국 정부는 데이터 센터 산업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가져왔으며, 2024년 기준 유럽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수전용량인 2,190MW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
- 국가 주요 인프라로 지정되면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부문을 지원하고, 특히, 제3자 데이터 센터에 대한 법적 규제 및 감독 시행
- (슈퍼컴퓨팅 시설 건립) 본 계획은 2030년까지 국가 주권 컴퓨팅 역량을 현재 대비 최소 20배 이상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국가 AI 연구 자원의 컴퓨팅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최신 슈퍼컴퓨팅 시설 건립 추진
- (AI 성장구역 조성) 영국 정부는 AI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AI 성장구역(AI Growth Zones, AIGZ)’ 조성
4) 일본
⭘ 일본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AI 데이터센터 및 슈퍼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며,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과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도 중점
- 총무성 및 경제산업성은 2021년부터 데이터센터 분산 배치, 지역별 인프라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2023년부터는 도쿄·오사카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분포를 완화하고 홋카이도, 규슈 등 지방에 중핵 거점을 육성하는 데 주력
- 일본은 2024년 5월 개최한 AI전략회의에서 AI 전략의 주요 과제와 대응 방안, 생성형 AI의 산업적 가능성 등을 논의하고 관련 전략을 발표
- 경제산업성(METI)은 2024년부터 약 1,146억 엔(약 7억 4천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여, 현지 IT 기업과 NVIDIA 및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협력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 일본 정부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및 AI 기업과 협력해 AI 데이터센터 혁신과 확장 가속화∙
⭘ 디지털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미래 대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
- 2024년 5월 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이 ‘녹색 데이터센터 로드맵(Green Data Centre Roadmap)’을 발표
- 싱가포르는 높은 전기요금과 부지 제한 등 구조적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규제와 재정 지원 정책을 통해 첨단 AI 연구의 핵심 데이터센터 허브로 성장
⭘ (중동 전반)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AI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특히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은 중동지역 내 AI 준비도와 데이터센터 구축 면에서 선도적인 위치 점유
- 자원, 개발 수준, 거버넌스 차이로 인해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AI 준비도에 큰 격차가 존재하는 불균형적 상황
- 데이터센터 개발은 주로 국내 주요 기업과 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지며, 외국인 투자 비중은 낮은 편
⭘ (UAE) 자국 내 AI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 인프라 차원에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추진
- 2025년 5월, UAE 아부다비에서 G42 그룹이 주도하고 Microsoft, OpenAI, NVIDIA 등이 참여하는 ‘Stargate UAE’ 차세대 AI 인프라 클러스터를 구축 착수
- 이 프로젝트는 UAE와 미국 간 ‘UAE-US AI 가속화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추진 중미며, AI 안전성과 책임 있는 기술 발전을 목표로 협력
-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SAUDI ARABIA VISION 2030)의 일환으로 경제 다각화 및 글로벌 기술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AI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적극 추진
- 2024년 11월, 1,0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트랜스센던스(Project Transcendence)’로 알려진 AI 이니셔티브를 발표
- 2025년 4월, ‘글로벌 AI 허브법(Global AI Hub Law)’ 초안을 공개하며 AI 산업 및 인프라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 착수
- 이와 같이 사우디아라비아는 AI 산업 경쟁력 제고와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인프라 투자를 전방위적으로 강화
7) 한국
⭘ 2023년 11월부터 총 사업비 950억원을 투입하여 광주에 구축한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본격적인 운영 개시
- NHN Cloud가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에 방대한 데이터의 딥러닝 학습,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지원 등 AI 연구개발에 최적화된 인프라 제공
- NVIDIA H100 GPU를 포함한 다양한 AI 가속기를 대규모로 도입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 구축
- NHN Cloud는 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기술 및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대학, 연구기관,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활용 기회를 제공하며,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
- 2024년 8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 기반시설 확충방안’을 수립하고, 9월에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계획을 발표
- 2025년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특수목적법인(SPC) 설립 포함) 실행계획(안)’을 발표
- AI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국가 사회간접자본(SOC) 및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로 지정하여 체계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최첨단 GPU 탑재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인허가 절차 간소화, 지역 중심 AI 집적단지 확대 정책 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