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6

(보고서) 제조 강국 독일과 일본 명암이 엇갈린 이유

(※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제조 강국 독일과 일본 명암이 엇갈린 이유"라는 보고서의 서론 및 결론 부분을 소개합니다. 결론 부분이 전혀 의외의 내용은 아니지만 시의적절한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보고서 전문은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독일은 흔히 ‘유럽의 병자’(the sick man of Europe)로 불렸다. 낮은 성장률, 높은 실업률, 대규모 재정 적자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독일 경제를 묘사하는 단어는 ‘기적’(job miracle), ‘슈퍼스타’(economic superstar), ‘불사조’(phoenix) 등으로 바뀌었다.

독일 경제는 2009년 -5.1% 성장이라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최악의 불황을 겪었으나 2010년 곧바로 회복하였고 그 후 EU 평균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 경제의 회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이다. 2009년 크게 하락한 수출은 2010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서 2011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한 후 순항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6~7%를 유지하고 있고 제조업 생산지수는 2011년 중반에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였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2014년에는 수출이 다시 독일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이 슈퍼스타로서 세계의 이목을 끄는 동안 한때 쌍벽을 이루던 제조업 수출 강국 일본은 경쟁력 약화로 신음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대신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이다. 일본 수출은 2010년 큰 폭으로 늘었으나 이후 주춤하여 2013년에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였다. 제조업 생산지수는 위기 전 최고 수준의 80%대에 머물러 있으며,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1% 밑으로 떨어졌다. ‘아베노믹스’의 효과로 최근 내수가 진작되면서 경제지표가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엔화 약세에도 수출은 기대한 만큼 늘지 않고 있다.

우리 나라가 이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 이후 양국의 엇갈린 행보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수출의 확대, 정체, 감소는 결국 그 나라 제조업의 경쟁력의 문제이다.

▶ 시사점

독일 제조업은 산업용 기계, 자동차 등 특화 산업에서 경쟁력을 축적하여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거기에 고용 안정이라는 공동의 목표 하에 정부, 기업, 노동계의 협조로 진행된 노동 비용 상승 억제 노력, 그리고 인접한 동유럽과의 상호적 생산 네트워크 구축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은 주력산업 중 하나였던 전기전자산업, 특히 ICT 분야에서 후발 주자에게 밀리거나 기업들이 대거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국내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말았다. 최근 일본 전기전자산업에서 진행된 사업 구조조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전개된 것이다.

독일 제조업의 주력 산업인 산업용 기계, 자동차는 숙련이 중시되는 전통 산업이면서 당분간 신흥국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이다. 중국, 한국과 같은 후발 주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독일 기업의 경쟁력이 단시일내로 약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폭스바겐의 새로운 혁신인 ‘모듈화’가 주목을 끌고 있다. 폭스바겐이 시도하고 있는 모듈화는 몇 가지 모듈군(modular toolkit)을 통해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신차 개발 비용과 부품 조달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품질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를 통해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제조업의 앞날은 구조조정을 마친 전기전자산업의 사업전개와 신산업의 향방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좀더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독일의 강세 산업도 언제 시장 축소나 경쟁력 약화에 빠질지 모른다. 독일 정부가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슬로건 하에 전통 산업과 IT 시스템을 결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제조업도 전기전자산업과 자동차에 크게 의존하는 수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기전자산업은 반도체, 스마트폰 등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장 변화의 속도가 빠르며 지속적인 경쟁압력에 노출되어 있는 산업이다. 산업 특성상 언제 추격 당할지 알 수 없다. 자동차 산업은 최근 급성장했으나 독일, 일본에 비한다면 아직 리드하는 위치라기보다 추격하는 입장이다.

주요 메이커를 뛰어넘는 혁신적 생산방식을 구축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최근 엔화 약세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자동차 산업도 5년후, 10년후를 내다보면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변화도 빨라지는 시장이 될 것이다. 과거 일본과 독일의 사례와 변화의 중심에 있는 우리 나라 주력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 제조업이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발전시키고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길은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길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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